
통일교 내부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법정에서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윤 전 본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이후 교단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재판에서 한학자 총재 측이 교단 복권과 재정 지원 등을 조건으로 유리한 진술을 요구하며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의 증언이 나오면서 사건 책임을 둘러싼 교단 내부 갈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금품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모든 행동은 총재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 진술은 수사가 교단 윗선으로 확대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됐다.
사건 이후 통일교는 윤 전 본부장을 교단에서 축출했다. 동시에 그의 배우자이자 세계본부 재정국장이었던 이 모 씨를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교단 측은 윤 전 본부장의 행위를 개인 일탈로 규정하며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학자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털어놨다. 그는 증인 신문이 시작되기 전 먼저 발언 기회를 요청하며 관련 상황을 설명했다.
윤 전 본부장은 “증인 신문을 시작하기 전 실체적 진실에 관한 내용을 한 가지만 먼저 말하겠다”라며 “지난해 9월 7일부터 20일까지 한 총재로부터 몇 차례 메시지가 왔었다”라고 실토했다.
그는 당시 메시지 내용에 대해 “난 결코 너를 버린 적이 없다”, “가정연합(통일교)의 꼬리 자르기는 잘못된 것”, “어떤 고통이 있더라도 돌아와 준다면 조건 없이 맞이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이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 측에서 ‘총재의 범행 지시는 없었다’, ‘한 총재가 보고를 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라는 취지의 자술서를 작성해 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자술서 작성에 여러 조건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자에 대한 고소 취소와 함께 교단에서 제명된 자신의 복권을 약속받았으며 변호사 비용 등 재정 지원 제안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은 “9월에 있었던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제 의견이 필요했던 것 같은데 강요와 회유가 있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한 총재의 변론 전략이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4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선 실제 한 총재의 의중이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에 대해 통일교 측에서는 “총재님께서는 윤 전 본부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고 회유한 사실이 없다”라며 “윤 전 본부장의 주장은 반대 신문을 통해 바로잡을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학자 총재는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3월부터 4월 사이 통일교 단체 자금 1억 4,400만 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함께 2022년 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 백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이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보고 수사해 왔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의 추가 증언이 이어지면서 사건의 책임 소재와 관련된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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