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악 대법관의 퇴임이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아직 후임 대법관을 제청하지 않으면서 대법관 공백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 조 대법원장이 아직 제청하지 않은 배경으로 여당과의 긴장 관계가 언급되면서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체면이 구겨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13일 오전 출근길에서 제청 시점을 묻는 말에 “필요하면 기자들을 모아 정식으로 말하겠다”라는 취지로 답했다. 지난달 21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후보로 선정했다.
대법원은 이어 26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아직까지 제청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통상 의견 수렴 종료 후 1주에서 10일 내 제청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3주 이상 제청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제청과 임명은 맞물려 있는 구조다.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할 경우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반대로 제청이 지연될 경우 대법원장 리더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제청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법부와 정부·여당 간 긴장 관계가 지목된다. 대법원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한 이후 갈등이 깊어졌다는 분석이 있다.
최근 대법원이 반대 입장을 밝힌 ‘재판소원’ 법안과 대법관 증원 법안이 여당 주도로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도 조 대법원장이 제청을 망설이는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대법관 인사가 내란 전담 재판부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조 대법원장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후보 중 한 명인 윤성식 서울고법 판사가 추첨을 통해 내란 전담 재판부에 배정됐기 때문이다. 오는 23일부터 전담재판부가 본격 가동될 예정인 상황에서 윤 판사가 대법관으로 제청되면 항소심 진행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설 연휴 이후 제청이 이뤄지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노 대법관 퇴임 이후 공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대법관 전원이 참여해야 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등의 절차가 당분간 진행되기 어려워져 사법부 의사결정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존재한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관 제청이 무리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법개혁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이 어떤 시점에 제청 결단을 내릴지, 또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까지 원만히 이어질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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