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1심 실형 판결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결정적 증거의 위법성을 이유로 송 대표가 외곽 조직을 이용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송 대표는 법적 부담을 해소하고 정치 활동 재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13일 서울고법 형사1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송 대표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자료로 제시됐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에 대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송 대표는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억 6,3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시설 청탁과 함께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성만 전 무소속 의원과 사업가 김 모 씨에게서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을 받은 뒤 이를 지역 본부장 10명과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전달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먹사연 관련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돈봉투 살포 및 4,000만 원 수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동일하게 징역 9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1심 이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자금관리책으로 지목된 송 대표 보좌관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최근 디지털 증거의 확보 절차 적법성과 관련해 재판부에 따라 판단이 엇갈리고 있어 통일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이야기했다.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로 조사받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휴대전화 전자정보를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다만 “당시 제출할 때 돈봉투 살포 관련 녹음파일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봤다.
먹사연 관련 압수물에 대해서도 증거 사용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돈봉투 사건 수사를 위해 발부받은 영장에 따라 확보한 자료의 수집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해당 자료는 돈봉투 혐의 입증을 전제로 확보된 만큼 별도 영장 없이 먹사연 사건에 사용하는 것은 영장주의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의 범죄사실, 공소사실은 핵심 내용과 관련자, 범행 경위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먹사연 압수물은 적법하게 압수됐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수사를 통해 돈봉투 관련 사실과 관련성이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라고 전했다.
또한 “관련성이 없다는 점이 확인된 뒤에도 이를 폐기하지 않고 먹사연 수사를 시작했다”라며 “먹사연 관련 혐의 사실에 대한 참여권도 보장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텔레그램 대화 등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핵심 증거는 증거 사용의 위법성이 인정돼 증거능력이 없고 먹사연이 고유활동을 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진술들이 존재한다”라며 “그 활동이 일부 송 대표의 정치활동에 활용됐더라도 송 대표의 정치활동을 위한 외곽 조직으로 변모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번 2심 판결로 송영길 대표는 1심에서 인정됐던 일부 혐의와 실형의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정치 활동을 이어갈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재판부의 판단은 디지털 증거 수집과 증거능력에 대한 법적 기준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