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 핵심 관계자가 연루된 정치자금 후원 의혹이 검찰의 공소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정치권 전반으로 파문이 번지고 있다. 이른바 ‘쪼개기 후원’ 혐의를 받는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 회장의 공소장에 여야 전·현직 국회의원 11명의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정당을 가리지 않고 여야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정치권 전반을 향한 도덕성 논란도 함께 점화되는 분위기다.
10일 검찰은 송 전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2020년 2월 ‘월드서밋 2020’ 행사를 앞두고 국회의원 섭외 업무를 맡아 정치인들을 후원했다”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 1월 3일 송 전 회장은 이찬열 전 바른미래당 의원과 유성엽 전 민주평화당 의원의 후원회 계좌에 각각 100만 원을 송금했다. 이어 같은 달 10일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11일에는 정동영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의 후원회 계좌로 각각 10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16일에는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정세균 당시 의원의 후원회 계좌에 300만 원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송 전 회장은 이와 관련해 총 700만 원의 후원금과 비용을 보전해 달라고 통일교 세계본부에 요청했고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이를 보전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에 따르면 송 전 회장은 같은 시기 천주평화연합(UPF) 자금으로 심재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정양석·강석호 전 의원, 이종걸·김두관 의원 등 6명의 후원회 계좌에도 각각 100만 원씩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러한 방식이 개인 후원 형식을 가장한 단체 자금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며 송 전 회장이 윤 전 본부장뿐 아니라 한학자 총재,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등과 공모해 통일교 관련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정치자금법은 법인이나 단체 관련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개인이 기부한 정치자금을 다시 보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공소장에는 후원 대상이 된 여야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해당 자금이 통일교 관련 단체 자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치인들의 고의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관련 인사들은 해당 의혹과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통일교 시설에 간 적은 있다”라면서도 “한학자 총재와 개인적으로 차를 마신 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정치자금 후원과 관련해서는 “후원금을 낸 사람들을 잘 모른다”라며 보좌진에게 전체 후원 내역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자신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통일부 역시 “단순히 이름이 거론된 사실을 금품 수수와 연관 지은 왜곡 보도”라며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공소장을 통해 구체적인 명단과 자금 흐름이 공개되면서 통일교를 둘러싼 정치권 후원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름이 거론된 만큼 정치권 전반의 책임론과 제도 개선 요구도 함께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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