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고위공직자를 향해 사실상 ‘집 처분 시한’을 제시하면서 청와대 내부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외부용이 아닌 내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이에 따라 다주택 참모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특히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강남 고가 아파트와 수도권 주택을 함께 보유한 대표 사례로 거론되며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96일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거취와 세금 부담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청와대 참모 다주택자 현황’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 53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11명으로 전체의 약 20%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강남 3구 등 고가 주택과 비강남권 주택을 동시에 보유한 참모는 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주택 처분 순서에 따라 양도소득세 부담이 억 단위에서 많게는 십수억 원까지 차이 날 수 있는 구조에 놓여 있다.
강유정 대변인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하마비마을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배우자 명의로 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의 최근 실거래가는 60억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를 먼저 매도할 경우 저가 주택을 처분하는 것과 비교해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비강남권 주택을 먼저 팔 경우 ‘절세를 위한 선택’이라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이 같은 구조는 강 대변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봉욱 민정수석 역시 서초구 반포동 다세대주택과 성동구 옥수동의 옥수하이츠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어 어느 쪽을 먼저 처분하더라도 수억 원대 세금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태형 민정비서관은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와 경기도 과천의 다가구주택을 함께 소유하고 있으며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도 강남권 주택과 세종시 아파트를 동시에 보유한 상태다.
고가 주택의 범위를 강남 3구에서 규제 지역 전체로 넓힐 경우 고가·저가 주택을 함께 보유한 다주택자는 9명으로 늘어난다. 이들 역시 서울 아파트를 먼저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에 따른 세금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어 선택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마지막 기회’를 언급하며 사실상 처분 시한을 제시한 만큼 다주택 참모들에게 주어진 유예 기간은 길지 않다. 다만 고가 주택을 시장에 내놓는다고 해서 즉각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강남권에서는 시세 대비 10% 이상 낮춘, 즉 6~7억 원가량 가격을 조정한 매물부터 수요가 붙고 있다”며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 주택은 매수자를 찾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분 의지가 있더라도 실제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은 문재인 정부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에도 ‘1주택 원칙’이 강조되며 다주택 참모들이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참모는 고가 서울 아파트 대신 지방 주택을 먼저 매도해 ‘직보다 집을 택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매각 시늉 논란 끝에 자리를 내려놓은 사례도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장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통령의 강한 메시지와는 달리 현실적인 세금 부담과 시장 상황이 맞물리면서 참모들의 선택이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강유정 대변인처럼 상징성이 큰 인물의 결정은 청와대 전반의 기조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고위공직자의 책임과 정부 메시지의 일관성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으로 평가된다. 남은 시간 동안 어떤 선택이 내려질지, 그리고 그 선택이 과거의 논란을 반복할지 여부에 정치권과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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