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가요계에서 활동하던 가수가 갑작스러운 신경 마비 증상으로 무대를 떠난 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삶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91년 노래 ‘개꿈’으로 데뷔한 김태욱은 성대 신경마비 진단을 받으며 가수 활동을 중단해야 했지만, 현재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화장품 브랜드를 이끄는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다.
김태욱은 배우 채시라와 결혼을 앞둔 2000년 초 성대 신경마비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고, 마비 증상이 전신으로 퍼질 가능성까지 제기될 만큼 상황은 심각했다.
치료와 회복을 병행하며 2004년 한 차례 앨범을 발표했지만, 장기간 노래를 이어가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 가요계를 떠났다. 무대를 내려온 이후 김태욱은 ‘아이웨딩닷넷’을 설립하며 웨딩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2년 사업 확장으로 인해 현재 그가 이끄는 ‘아이패밀리에스씨’로 사명이 변경됐고, 아이패밀리에스씨는 2016년부터 색조 화장품 브랜드 ‘롬앤’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롬앤은 유튜버인 ‘개코’(본명 민새롬)과 손을 잡고 론칭한 브랜드로, 10·20대 여성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넓혔다. 이후 대표적인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으며 일본·미국·유럽·중국·동남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시장에서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미국에 출시한 립 제품 세트 ‘볼륨핵트리오’는 틱톡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8월 이후 매달 10억 원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냈다.
아이패밀리에스씨의 매출은 2022년 853억 원에서 지난해 2,048억 원으로 2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했고, 이 중 97%가 화장품 사업에서 발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68%에 달했다.

김태욱은 색조 화장품 시장의 특성을 소비자 소통에서 찾았다. 유행 변화가 빠르고 재구매율이 낮은 시장 환경 속에서 그는 소비자 취향을 세분화해 접근했다. 웜톤 중심이던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쿨톤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제품을 출시했고, ‘쿨톤 대란’으로 불리는 반향을 끌어냈다. 2023년에는 화장품 애호가 커뮤니티를 개설해 제품 개발과 개선 과정에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한편, 김태욱은 사업가의 길을 걸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던 시간에도 음악을 놓지 않았다”라며 “지금은 사업가로 살고 있지만,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음악가의 길을 걷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태욱은 작사·작곡을 취미로 이어왔고 사내 로고송과 직원들이 참여하는 음악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했다. 치료도 병행한 끝에 성대 상태는 완치 단계에 이르렀고 2015년 싱글을 발표하며 11년 만에 가수로 복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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