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개발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민간업자들에 대한 항소심이 감형 여부만을 다투는 이례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하지 않고 항소를 포기하면서, 피고인 측 주장에 따라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항소심 첫 재판은 내년 1월 23일 열릴 예정이다.
서울고법 형사6부(정재오·최은정·이예슬 부장판사)는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등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2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내달 23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양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다. 이번 재판의 특징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감형 외의 판단은 내려질 수 없다는 점이다.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피고인의 항소만으로는 형량을 늘릴 수 없으며 1심에서 무죄로 나온 혐의에 대해서도 항소심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검찰은 이례적으로 특경가법상 배임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유 전 본부장과 김 씨에게 유죄가 인정된 업무상 배임, 일부 뇌물, 범죄수익 은닉 혐의만 항소심에서 다투게 됐다.

이해충돌방지법 무죄가 확정되면서 약 7,814억 원에 이르는 민간업자 배당 이익에 대한 추징 시도도 사실상 무산됐다. 검찰은 해당 혐의를 통해 473억 원 이상의 추징을 1심에서 일부 인정받았지만, 이번 항소 포기로 더 이상 확대할 수 없게 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0월 유 전 본부장과 김만배 씨에게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유 전 본부장에게는 벌금 4억 원과 추징금 8억 1,000만 원, 김 씨에게는 추징금 428억 원이 명령됐다.
이 외에도 정민용 변호사는 징역 6년,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는 각각 징역 5년과 4년을 선고받았지만, 추징금은 선고되지 않았다.
한편,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항소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항소 포기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사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던 대장동 수사의 마무리 방향이 예상보다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항소심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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