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금융권에서 신용 점수 900점 이상(1,000점 만점)의 고신용자의 대출금리가 600점대 저신용자보다 높아지며 이례적인 ‘역전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이 연말 가계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한도를 조이고 있지만, 포용 금융 기조의 영향으로 저신용자에게 금리 혜택을 확대한 결과로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NH농협·신한·하나·우리 등 5대 은행 중 4곳에서 지난 10월 신규 취급한 신용 한도 대출(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신용 점수 900점대 대출자보다 600점 이하 저신용자가 더 낮은 현상이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은 951점 이상 초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평균 연 4.1%의 대출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600점 이하 저신용 대출자의 경우 이보다 소폭 낮은 연 4.09%에 대출을 지원하며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동일 기간 하나은행은 951점 이상 대출자에게는 연 4.58%, 600점 이하 대출자는 연 3.44% 금리를 제공해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주택 관련 대출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0월 신한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에서 951점 이상 대출자는 평균 연 4.14%에 대출받았지만 600점 이하는 연 3.67%의 금리가 제공됐다.
금융업계에서는 시장 원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업계는 금융의 기본 원리에 따르면 신용 위험에 따라 금리를 차등하는 것이 원칙인데 인위적인 구조 조정으로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연체 위험이 큰 저신용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책정하는 것이 시장 논리에 맞는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 은행들은 역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저신용자를 우대하는 금리를 꾸준히 확대했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금융 계급제가 된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이 대통령은 지난 9월에도 “고신용자엔 저(율)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주지만, 저신용자에게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죽을 지경일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금리 역전현상이 심화하며 고신용자들의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취약계층 지원을 강하게 주문하면서 은행권의 저신용자 우대 금리를 확대하는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시장 원리를 고려한 금융 보완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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