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매물 증가, 공사원가 상승 등의 원인으로 폐업 건설사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불황을 견디기 위한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의 사옥, 부지, 자회사 등 주요 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며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초 롯데건설은 서울 잠원동 본사 사옥 매각을 위해 회계법인 등 자문을 의뢰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기업은 최근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읍 일대 군부대 부지까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GS건설의 경우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를 설립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기업 타카에 2027년 2월까지 1조 6,77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GS이니마는 앞서 GS건설의 알짜배기 자회사로 손꼽히며, 지난해 1,235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건설사들이 일제히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최근 자산·매출이 500억 원 이상인 건설외감기업의 절반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경영 위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2024년 건설외감기업 경영 실적 및 부실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외감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44.2%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이면 벌어들인 돈보다 이자 비용이 많아 채무 상환이 어렵다고 해석된다. 결국 건설외감기업들의 절반 가까이가 외부 도움 없이는 경영 활동 지속이 어려운 수준에 처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최대한 현금을 마련하고, 버텨보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상당하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재정적 고난을 해결하기 위해 재무통들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앞서 업계에서는 토목이나 건축, 해외플랜트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 출신의 ‘현장통’이 수장을 맡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고금리 등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과 재무 건전성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재무통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지난달 26일 정기 인사를 통해 오일근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기업의 재무 건전성 확보 조치에 돌입했다. 또한 한화건설의 새로운 대표에도 김우석 한화 전략 부문 재무실장이 선임됐다. 이듬해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존 구조 개편을 통한 위기 극복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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