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교 연루 의혹이 여권 핵심 인사들까지 확산되면서 대통령실이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전격 사퇴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불씨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엄정 대응”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고위 인사들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에 곤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국가 운영 원칙의 문제로, 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일교의 언론 플레이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여권 고위 인사들의 이름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며 논란이 확산되자 대통령실 내부에선 난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재수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약 4시간 만에 수용 의사를 전한 뒤 10시간여 만에 사표를 공식 수리했다. 그러나 통일교 관련 의혹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노영민 전 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강선우 의원, 임종성 전 의원 등 과거 및 현직 인사들에게까지 확대되면서 단순한 인사 정리로 마무리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등 공식 석상에서 통일교를 직접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왔다.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반사회적 행위를 한 법인은 해산시켜야 한다”라고 말했고, 10일에는 “여야를 불문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통일교 관련 의혹을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통일교의 조직적 정치 개입에 대해선 “헌법 위반”이자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통령은 일본 법원이 통일교 해산을 명령한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에서도 유사 조치가 가능한지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전 전 장관의 사퇴는 대통령실의 원칙 대응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됐다. 하지만 의혹이 장관급 인사들과 정보기관장까지 확대되자 대응이 쉽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금품 수수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고 두 인사 모두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실로서는 수사가 진전되기 전까지 자의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신중한 대응이 오히려 야권과 시민사회의 공세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전재수 전 장관은 사퇴 의사와 함께 “불법적인 금품 수수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장관직을 내려놓고 의혹에 당당히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장관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던 시절 단 한 차례 가평에서 만나 10분 정도 차담을 나눈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이종석 원장도 “3년 전 만남이 마지막이며 관련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당분간 “사실관계에 기반한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판단한다”는 원칙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 인사들을 향한 의혹이 계속 불거질 경우 이 대통령의 통일교 대응 기조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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