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추진된 의대 정원 확대 과정에서 제기된 ‘역술인 개입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다. 감사원 발표를 통해 그간 논란이 이어졌던 의대 2,000명 증원 결정의 배경이 처음으로 드러나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후속 조사가 주목된다.
27일 감사원이 발표한 의대 증원 추진 과정 감사 결과에 따르면, 증원 규모 ‘연 2,000명’이라는 수치는 당시 국정기획수석이던 이관섭 전 정책실장이 처음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 전 실장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 등 3개 기관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2035년까지 의사 약 1만 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5년으로 나눈 수치가 2,000명”이라고 밝혔다.
보고 과정에서 당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연 500명’ 증원안을 제시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충분히 늘려야 한다”며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 전 실장이 ‘1만 명을 5년간 나누면 연 2,000명’이라는 계산을 근거로 증원안을 수정했고, 이 수치가 정부 방침으로 굳어졌다.

감사원은 그간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천공’ 등의 역술인 개입설을 명확히 부인했다. 감사원은 “‘2,000명’이라는 수치를 처음 제시한 인물은 이 전 실장이며, 역술인의 개입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이 개입설은 앞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대 증원 2,000명’이 역술인 천공(본명 이천공)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비롯됐다. 이에 천공은 지난해 4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 출연해 “2,000명 증원을 한다고 이천공을 거기 갖다 대는 무식한 사람들이 어디 있나”라며 “나는 어떤 정책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한 바 있다.
이 전 실장은 감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사전에 구체적 수치를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윤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증원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임기는 의대 증원 계획이 진행 중인 2027년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의사 수급 문제를 빠른 시일 내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이 전 실장은 “나중에 여러 상황 때문에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처음에는 큰 숫자로 나가는 게 더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가 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와 사전 협의 없이 증원 규모를 확정한 점도 문제 삼았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당시 “의사 단체에 수치를 미리 제시하면 즉시 파업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의협도 먼저 적정 증원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먼저 나설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의사 수급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논의하면서 관련 단체와 소통조차 하지 않은 것은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는 “김 여사까지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 결과로 ‘2,000명 증원’의 산정 근거가 공식 확인됐지만, 윤석열 전 정부의 의대 증원안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향후 복지부와 관계 부처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후속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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