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을 비롯한 간부 5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에게 사건 은폐와 수사 방해 혐의가 적용된 가운데, 최근 공수처가 지귀연 부장판사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 등 고위공직자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 중립성 시비도 재점화되고 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26일 오동운 처장과 이재승 차장검사, 박석일 전 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는 직권남용 혐의로, 송 전 부장검사에게는 위증 혐의도 추가됐다.
특검에 따르면 이들은 송창진 전 부장검사에 대한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11개월 동안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고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과거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이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변호했지만, 지난해 7월 국회 청문회에서 “이종호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증언해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특검은 당시 오 처장 등이 공수처가 외부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려고 사건을 대검에 이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박석일 전 부장검사는 사건을 자신에게 직접 배당한 뒤, 접수 이틀 만에 “송 전 부장검사는 무죄”라는 내용의 검토 보고서를 작성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에는 “공수처 지휘부를 향한 외압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건을 대검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특검은 오 처장과 이 차장검사가 이를 알고도 대검 이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수사 방해 혐의로 김선규·송창진 전 부장검사도 기소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공수처 처장과 차장 직무를 대행하며 채상병 사건 수사를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의자 소환과 대통령실, 국방부 장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연이어 무산됐으며, 두 사람의 재임 기간인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강제수사 영장은 한 건도 청구되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수사팀에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송 전 부장검사는 통신영장 청구 결재를 거부했다. 특검은 이들이 공수처 수사권을 사적으로 운영하며 사건을 지연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비리를 독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국민의 염원 속에 출범했지만, 당시 지휘부는 그 취지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기소로 공수처 전·현직 간부들이 대거 법정에 서게 되면서, 최근 지귀연 부장판사 유흥주점 접대 의혹 등 공수처가 진행 중인 다른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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