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발생한 두 건의 연쇄 살인 사건, 일명 ‘엽기토끼 살인’ 미제 사건의 피의자가 20년 만에 특정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를 당시 희생자들이 방문했던 빌딩의 관리인이었던 A 씨로 특정했다.
이는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재감정을 통해 두 살인 사건의 유전자형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A 씨가 이미 10년 전 사망해 사건은 불송치(공소권 없음)로 종결될 예정이다.

이번에 범인이 특정된 연쇄 살인 사건은 2005년 6월 6일과 11월 20일 신정동 일대에서 여성 2명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다. 피해자들은 각각 초등학교 인근과 주택가 주차장에 유기된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2013년 미제로 분류되었다가 2016년부터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미제사건전담팀에서 재수사에 착수했다.
SBS 방송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는 비슷한 시기인 2006년 5월 신정동에서 발생한 여성 납치 미수 사건(이른바 ‘엽기토끼 신발장 납치 미수 사건’)과 두 살인 사건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세 사건의 범인이 동일범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았다.
‘그알’에서 방영한 납치 미수 사건은 이후 피해자가 가까스로 피신한 다세대주택 2층 집의 신발장에 붙어 있던 엽기토끼 스티커를 목격한 사실을 토대로 ‘신정동 엽기토끼 납치 미수 사건’으로 불렸다.
이에 대중들에 의해 해당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두 연쇄 살인 사건 또한 ‘엽기토끼 살인 사건’이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로 두 사건의 범인이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A 씨가 당시 강간치상으로 이미 수감 중이었기 때문에 동일범의 소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동일 수법 전과자와 신정동 출입자 등 총 23만 1,897명을 수사 대상으로 선정해 DNA 대조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1,514명의 유전자 채취와 국제 공조 수사까지 했다.
그러나 범인과 일치하는 DNA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용의자 추정 범위를 사망자까지 넓혀 56명을 추가로 조사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신정동에서 빌딩 관리자로 근무했고 유사 전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A 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문제는 A 씨가 2015년 숨져 화장된 탓에 직접적인 DNA 확보가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경기 부천, 광명, 시흥 지역 병원 40곳을 탐문한 끝에 A 씨의 생전 검체 보관 병원을 찾아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장에서 채취된 DNA와 검체가 일치함이 드러났다. 이를 통해 사건 발생 20년 만에 피의자가 최종 특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범은 저승까지 추격한다는 각오로 장기 미제 사건을 끝까지 규명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린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 종결은 미제로 남은 강력 사건 해결의 의미와 함께 향후 장기 사건 수사 방식에도 중요한 참고가 될 전망이다.




















댓글1
희천
범죄 수사는 끝까지 정의롭게 밝혀져야 합니다 수사관의 집념,노고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