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의 신뢰도가 대법원보다 낮은 적이 없었다며 “주권자가 신임하는 기관이 더 큰 권한을 가져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재판소원’ 제도 도입 논의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행은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2025 전국 경비경찰 워크숍’에서 강연자로 나서 “헌재의 신뢰도가 대법원보다 낮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지금 재판소원을 하느냐 마느냐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권자가 신임하는 기관이 권한을 더 많이 가져야 하는 것은 필연 아니냐”라며 헌재가 법원 판결의 헌법 위배 여부를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판소원’은 법원 판결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아 헌법재판소가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이를 사법 개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공론화에 나섰다. 이 제도는 사법 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법조계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헌법재판소 측은 “법원 재판도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므로 국민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라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소송 장기화와 비용 부담이 급증해 ‘소송 지옥’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한다. 헌재는 “헌법 해석에 따라 기본권 침해 여부만 심사할 뿐 판결 자체를 다시 하는 ‘4심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검찰 개혁과 수사권 조정 문제에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경찰의 신뢰도가 검찰보다 낮은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이런 인식이 권한 분배 논의에 작용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는 쌓기 어렵지만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라며 “청렴한 자세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경찰 수사가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여론이 있다”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사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문 전 대행은 인생의 좌우명을 묻는 말에 “목적이 있는 삶을 살겠다. 사회 통합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보겠다”라면서도 “정치는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으로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지난 4월에는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파면 결정을 선고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