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투자 2억 원 수준
대관으로 상당한 수익 내
10월 이라크전 경기장 변경
손흥민을 비롯해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지적한 가운데, 올해 경기와 콘서트 등으로 82억 원을 벌어들인 경기장이 잔디 관리에는 단 2억 원가량의 재원을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공단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 5,327만 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새로 심을 잔디에 1억 5,346만 원, 농약 및 비료 5,140만 원, 잔디 보호용 인조 매트 1,994만 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962만 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를 비롯해 연예인 콘서트 대관과 그에 따른 주차 요금으로 올린 수익은 총 82억 55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설공단이 벌어들인 재원 대비 잔디에 투자하는 비중이 상당히 작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일반행사로 36억 3,84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 3,832만 원,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 9,426만 원을 벌어들였다. 더하여 주요 문화 행사 대관으로 발생한 수익은 임영웅 콘서트에서 14억 3,899만 원, 세븐틴 콘서트 9억 7,758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두 8월까지의 수익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 9월 21~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로도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 공연 업계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이번 아이유 콘서트 대관 수익으로도 최소 10억 원 이상을 받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하루 전용 사용료에 더해 축구 경기 및 콘서트를 비롯해 공공 행사 입장료의 8%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역대급 폭염 속에 임영웅·세븐틴·아이유 콘서트까지 겹치면서 잔디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더하여 축구 대표팀 선수들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지난 5일 손흥민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비긴 뒤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드리블이나 볼 컨트롤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해 팬들도 아쉬우셨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홈에서 (경기를) 할 때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원정 경기 그라운드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게 한편으로는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둘러싼 잔디 논란이 불거지자 오는 10월 15일 열리는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 홈경기 개최 장소가 기존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다른 경기장으로 변경될 것으로 전해진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오는 10월 이라크전 경기장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조만간 AFC가 현장 실사를 진행한 뒤, 장소 변경에 대해 승인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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