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문제다” 6일 만에 공식 입장 전한 안세영이 요구한 사항

연봉·계약금 관련 규정 개선
“개인 스폰서 풀어달라” 요구
“동등한 대우는 오히려 역차별”

최근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강한 비판을 날린 안세영 선수가 작심 발언 6일 만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안세영은 귀국 후 말을 아끼며 A4용지 10장으로 반박 입장을 전한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달리 침묵으로 대응했다. 다만, 그가 6일 만에 입을 열며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안세영 선수를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리올림픽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안세영 선수는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이 운동만으로 정당한 경제적 보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광고가 아니더라도 배드민턴만으로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작년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딴 뒤 수많은 광고와 방송 제의를 사양한 안세영은 개인 후원 계약과 관련한 유연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가 광고 제의를 거절한 이유는 파리올림픽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서로 알려졌으나.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관리 부실로 인해 파리 올림픽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안세영 선수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그 위치는 우측 카라(넥)로 지정하며 수량은 1개로 지정한다. 단 배드민턴 용품사 및 본 협회 후원사와 동종업종에 대한 개인 후원 계약은 제한된다”고 적혀 있다고 밝히며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의 개인 후원 계약 조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개인 후원 계약 기간에 올림픽 및 아시아경기대회 등 대한체육회에서 주관해 파견하는 종합 경기대회에 참가할 경우 대한체육회의 홍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고 밝히며 현행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지적을 이어 나갔다.

이는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는 순간 선수가 개인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고, 협회나 대한체육회 차원의 후원사를 우선하게 되며 개인 후원에 대한 선수들의 의견이 배제된다는 뜻이다. 이와 더불어 안세영 선수는 배드민턴 실업 선수들이 적용받는 계약금‧연봉 상한제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당초 2021년 광주체고를 졸업하고 그해 삼성생명에 입단한 안세영은 그간 국내외 무대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거뒀으나 실력에 비례하는 계약금과 연봉을 받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맥락이다.

고등학교 시절 2019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 신인상을 받고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 처음으로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처럼 굵직한 대회들을 제패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선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서도 여자 단식‧단체전 2관왕에 등극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다만, 안세영 선수의 이례적인 기록과는 별개로 한국 실업 배드민턴연맹이 신인선수의 계약 기간과 계약금‧연봉을 구체적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만이 있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실업 배드민턴연맹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 선수의 입단 첫해 연봉은 최고 5,000만 원을 넘을 수 없으며, 3년 차까지는 이전 연봉보다 7% 이상 인상할 수도 없다. 계약금 역시 1억 원을 넘길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안세영 선수는 “차별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서 “모든 선수를 다 똑같이 대한다면 오히려 역차별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현행 계약 조항을 꼬집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일 논란이 된 안세영의 인터뷰를 토대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미흡한 부상 관리와 복식 위주의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조사다.

해당 조사는 민법과 ‘문체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 규칙’에 따른 사무 검사 그리고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조사업 수행 상황 점검의 법적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4년 기준 문체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지원한 보조금 71억 2,000만 원에 대한 상황 점검으로 추측된다.

이어 문체부는 협회와 국가대표팀 등 관계자의 의견 청취, 현장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 다각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이며 조사 결과는 오는 9월 중 발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