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판 세기의 이혼
수수료만 총 124억
이건희·이맹희 소송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상고심 대리인단에 홍승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새로 선임한 사실이 알려지며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에 다시금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들이 진행해 온 이혼 소송 재판의 인지대, 즉 수수료만 총 12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노소영 관장과 최태원 회장의 이혼 및 재산분할 항소심은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 1조 3,808억 원의 판결이 선고됐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 측이 이런 재판부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해당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판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심 재판부가 판결한 재산분할 액수는 국내 이혼소송 역사상 가장 큰 재산분할 금액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다만, 최태원 회장이 재판부의 오류를 지적하며 대법원에 판결을 요청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인지대도 높아질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소송 금액이 커질수록 인지대 역시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10억 원 이상의 소송일 경우 (청구 금액에 35/10,000) + (55만 5천 원)의 합계액으로 계산된다. 특히 재산분할 소송은 가사소송수수료규칙에서 일반 민사 소송에서 납부할 인지대의 1/2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2심, 3심의 경우 위 계산 금액에서 각 1.5배, 2배를 납부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법조계의 한 전문가는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로는 1심에서 노소영 관장이 청구한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으나 항소심의 청구 금액을 기준으로 1심의 경우 대략 35억 원의 인지대를 납부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앞서 진행된 2심 재판부가 노소영 관장 측이 납부해야 하는 인지액을 약 34억 원에서 47억 원 규모로 올리기도 했다.
또한,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법원에 43억 원의 인지대를 납부하였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이들이 이혼소송 재판을 위해 납부한 수수료만 약 124억 원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이런 인지대는 소송 결과에 상관없이 돌려받을 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들의 인지대가 역대 최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역대 최고 인지대를 기록한 소송은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상속 분쟁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맹희 회장과 차녀 이숙희, 차남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 며느리 등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4조 849억 원의 상속재산 반환 소송을 낸 것으로, 1심과 2심을 거치며 약 171억 원에 달하는 인지대를 낸 것이다.
이와 더불어 당시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약 100억 원을 납부하며 인지대와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3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밝혔듯 인지대는 소송 비용이 커질 때마다 함께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 이맹희 명예회장 측은 항소 여부를 고심하며 고액의 인지대 부담을 고려해 승소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부분만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맹희 명예회장 측이 1심과 2심에서 연달아 패하며 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맹희 명예회장의 상고 포기에는 170억 원이 넘는 인지대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이 걸린 이혼소송 3심을 위해 노소영 관장과 최태원 회장 측은 모두 대법원 재판 연구관을 지낸 엘리트 법관 출신을 중심으로 상고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심 재판에 앞서 노소영 관장이 선임했던 법무법인 율우의 김기정 변호사 역시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서부지방법원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재계에서는 노소영 관장 측의 변호인단이 2심에서 역대급 재산분할 판결을 받아내며, 변호인단을 2심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이 홍승면 전 부장판사를 선임하며 비슷한 체급의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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