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2차 기자회견
임시 주총 관련 입장 발표
하이브와의 타협 의지 드러내
하이브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이 이어지던 가운데 31일 민희진 대표의 측근 이사들이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 해임안이 상정된 임시 주주총회 이후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해 입장을 밝혔다. 100분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민희진 대표의 웃음, 눈물, 분노, 기쁨 등을 전부 엿볼 수 있었다. 기자회견 현장을 실시간으로 공개한 SBS의 유튜브 채널에는 일순간 2만여 명이 몰리며 생중계가 잠시 끊기는 등의 일도 벌어졌다.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민희진 대표는 눈물로 하이브와의 타협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된 지난달 25일의 기자회견과 달리 밝은 색의 옷과 단정하게 묶은 헤어 스타일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민희진 대표는 가장 먼저 어도어의 임시주주총회에서 민희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사내이사 2명에 대한 해임안과 어도어 신규 사내이사 3명의 선임안이 통과된 것,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해임을 피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민희진 대표는 “이번에는 그래도 다행히 승소하고 인사를 드리게 돼서 그래도 조금 가벼운 마음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사실 좀 많이 홀가분한 건 있다. 이렇게 처분이 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 인용 결과를 예상했냐는 질문에는 “너무 자신 있었다. 저는 죄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2차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지난 기자회견 이후 한 달 정도 지난 것 같은데 그 사이가 제 인생에서 다신 없었으면 좋겠는 힘든 시간이었다. 어쨌든 너무 감사한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며 버니즈(뉴진스 공식 팬클럽명)와 재판부 등 자신들을 지지해 준 이들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울먹거리는 민희진 대표를 대신해 민희진 대표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이수균 변호사는 “오늘 주주총회에서는 하이브도 법원의 결정에 따라서 민 대표의 해임 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사 민희진 해임 건은 부결됐고, 나머지 두 건은 가결됐다. 역시나 하이브 측 이사 3분의 선임 건은 가결됐다. 이사 세 분은 하이브 측 인물로 정해졌다”라고 말하며 “저희가 걱정하는 건 이사회가 그렇게 되다 보니, 하이브가 어떤 조치나 행위를 할지 모르지만, 여전히 민 대표가 대표이사에서는 해임될 수 있다. 왜냐하면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선임하기 때문에 이사들의 결의만 있으면 해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앞서 재판부가 하이브 측이 의결권 행사금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 200억 원의 의무 위반에 대한 배상금을 조건부로 제시했기 때문에 민희진 대표의 해임안 상정은 어려울 것으로 추측된다.
‘배임이 아닌 배신적 행위’라고 판결한 법원의 판결문에 대해 한 기자가 질문하자 이수균 변호사는 “결정문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다.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을지언정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 행위가 없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법원이 모의를 인정했다는 것은 메신저 내용을 보고 판단한 것 같은데, 이는 앞서 밝혔듯 힘든 상황 속 민 대표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뿐이다. 이게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지만 정관 위배 행위나 손해를 끼친 것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이어 민희진 대표 역시 “그 워딩이 그렇게 중요한 워딩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판결 내용을 위한 문구로 쓰인 것”이라 짚으며 “배신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감정적인 말인데, 이는 배임이라는 법률적 문제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도어로 2년간 이뤘던 성과가 통상적으로 수익을 많이 낸다고 하는 톱 보이밴드들이 5년여 만에 내는 성과다. 그런 성과를 낸 자회사 대표에게 그런 말(배임)을 할 수 있을까 싶다. 무슨 일이든 본질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배신설 일축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와의 대의적 화해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에서도 이 이야기를 들을 텐데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 뭘 얻기 위함인지 잘 모르겠다. 누군가를 힐난하고 비방하는 것이 지겹지 않나. 사실 그 인과관계나 사실 여부는 이렇게 말 몇 마디로 잘 표현이 안 된다. 그런데 그걸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라고 말하며 “저는 대의적으로 어떤 게 더 실익인 건지를 생각해서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선택했으면 좋겠다”라고 화해를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법원도 제 행위가 배임이 아니라고 판단한 상황에서 저는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다 건설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재고가 필요하다. 감정적인 부분은 내려놓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 다시 한번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하이브에 공개적으로 대화를 요청하며 하이브가 이를 받아들일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하이브를 향해 화해를 제안한 민희진 대표는 “지금까지 지긋지긋하게 싸웠으니 이제 끝내고 모두를 위한 챕터로 넘어가자는 것이 제 생각이다”라고 한 번 더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하이브와의 대화에 시한을 두지 않고 열어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관람한 일부 네티즌들은 “역시 국힙 원탑은 다르다”, “하이브 더 욕해줘~, 맞다이로 들어와”, “그럴만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을 상대로 승소한 개인이 있다는 게 대단하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민희진 대표의 행보를 응원했다.
그러나 민희진 대표의 입장 발표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일부 네티즌들은 “짜기가 배신해서 다 먹으려다 걸려 놓고 이제 와서 화해를 요청하냐”, “하이브 측의 증거를 본 법원이 배신적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한 건 진짜 민희진이 배신을 했다는 뜻이다. 하이브를 향해 제시한 화해는 지금이 가장 자신한테 유리한 때라는 걸 아는 거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날 선 시각을 제기했다.
한편, 민희진의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중계한 일부 언론사의 생중계 채팅창에는 광고판 수준으로 물품을 판매하거나, 회사를 홍보하려는 게시물이 넘쳐났다. 이들은 유튜브 내 유로 채팅 기능을 이용해 각종 광고를 올리며 채팅창을 도배했다. 일부 언론사들은 이를 막기 위해 유료 채팅을 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보기 불편하다”, “저번 기자회견에서 한 명이 센스 있게 홍보해 대박 나니까 여기 와서 이러는 거 꼴 보기 싫다”와 같은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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