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 민자역사 철거 추진
백화점 폐업으로 10년째 건물 방치
유치권 분쟁과 치안 문제
동인천에서 10년 넘게 ‘흉물’, ‘애물단지’로 방치되어온 민자역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지난 1989년, 국내 두 번째 민자역사였던 동인천 민자역사는 ‘인천백화점’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인천 도심 상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는 듯했으나, 상권이 다른 인천 지역으로 이동한 탓에 2009년 매출 부진, 경영 악화 등으로 폐업하고 만다.
그렇게 민자역사는 빈 건물이 되어버렸다.
이에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건물을 두고 민간사업자 부도 등에 따른 유치권 행사, 전세권·근저당권 설정 등의 각종 소송이 일어났다. 여러 소송으로 인해 민자역사 건물주인 동인천역사㈜의 채권 규모는 720억원으로 불어났다. 공공 약 229억원, 민간 495억원 규모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파산경매를 통해 유치권과 각종 채권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지만, 국가철도공단과 동인천역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해 오랜 시간 분쟁을 겪었다.
그동안 빈 역사 건물에는 밤이면 노숙인들이 점거했다. 이로 인해 음주, 흡연, 노상방뇨 등 인근 상인과 주민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방문객들 역시 안전 문제로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보다 못한 인천 지역사회단체와 구민들은 민자역사 방치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난 2022년 12월, 민자역사 건물 앞에 당시 인천 중·동구청장과 시·구의원, 주민 300여명이 모여 ‘동인천역사 쇼핑몰 처리 방안 검토 촉구 궐기대회’를 열고 동인천 민자역사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은 두 달 뒤인 2023년 1월, 민자역사를 철거하고 복합개발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국가철도공단이 건물 철거비용을 우선 부담하고, 건물주에게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면서 민자역사 유치권자를 상대로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및 퇴거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재판부는 1심에서 국가철도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국가철도공단은 민자역사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철거 작업은 2026년으로 예상됐다.
민간제안 공모에 사업시행자가 나타나고, 시행자 선정, 협약체결, 인·허가 등 절차를 우선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민자역사 개발을 원하는 민간사업자의 등장이다.
일각에서는 민자역사를 개발해도 역사 상권이 살아나긴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민자역사 방치와 함께 주변 역시 장기간 침체됐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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