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비용 인상
1억원까지 증가… 中 ‘반간첩법’ 여파
“중국에 팔아 달라” 호소하기도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은 대단히 위험하고 어려운 행위다.
주체사상 독재체제인 북한은 주민을 철저한 통제와 감시하에 두고 연좌제까지 적용하기 때문에 실패 시 본인뿐만이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들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안전하게 빠져나가기 위해 브로커에게 막대한 비용을 준다고 하는데, 이 금액이 현재 상당히 높아졌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탈북민 구출 활동을 전개하는 인권활동가들에 따르면 탈북민 1인당 구출에 소요되는 비용은 2010년대까지만해도 1인당 한화 2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직전엔 2,000만원 수준으로 오르더니 최근엔 1억원으로 급등했다.
안전을 이유로 보통 브로커를 끼고 탈출한다. 브로커는 대개 조선족으로, 북중 국경지대에 있는 북한 군인들한테 뇌물을 줘서 북한 주민을 몰래 중국으로 빼내고 이 사람들을 중국을 가로질러서 한국행이 가능한 제3국까지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 1억원 상당의 돈을 주는 것이다.
비용이 오른 이유는 중국의 법 때문이었다. 지난해 7월부터 ‘반(反) 간첩법’(간첩방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전까지 브로커들이 탈북민을 돕다가 체포되면 뇌물을 주고 풀려나거나 벌금형 혹은 1~2년의 형량을 받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 법안은 탈북민을 돕는 걸 간첩 행위로 보기 때문에 체포된 브로커들은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하게 될 수 있다.
그동안 탈북민을 지원해온 김성은 목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선 열차나 버스에 안면 인식 장치가 설치돼 있다. 이에 탈북 행위가 쉽게 발각될 위험성이 높다. 즉, 탈북 비용은 브로커의 목숨값까지 포함된 것이다.
이에 한국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브로커 등을 통해 북한 내 친인척을 데려오는 탈북 방식을 포기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 탈북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서더니 현재까지 3만 5천여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2019년만 해도 한국으로 탈출한 탈북자 수는 1,047명이었으나 2022년 63명으로 급감했다.
이제는 우선 중국으로 가기 위해 자신을 팔아달라고 호소하는 북한 주민도 있다고 한다. 중국 오지의 어느 남성에게 시집가겠으니 북한을 벗어나게 해달라는 것이다.
김성은 목사는 “탈북 비용이 급상승해 많은 사람을 도와주지는 못한다. 얼마 전에 3명 데려왔는데, 과거에는 그 돈으로는 30명은 데려올 수 있었다”라고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한편, 최근 KBS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의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이곳은 탈북민들이 우리나라에 도착하면 처음 거치는 곳으로, 시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탈북민들은 입소에 앞서 신체검사와 반입금지 물품 검사를 받는다.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을 가져왔을 경우 의무실에서 재처방해 지급한다.
입소가 확정되면 까다로운 조사를 받은 뒤 입소실에서 화장실과 냉장고, TV, 침대 등 우리나라의 생활상을 경험하게 된다. 도서관과 운전면허 실기 연습 기계 등 정착을 위한 시설도 마련됐다.
올해까지 센터에서 1만 9,000여명의 탈북민을 조사했으며, 그중 조선족, 화교 등 탈북민이 아닌 자들 190여명과 간첩 11명을 적발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