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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소년공에서 대통령까지… 현재 대한민국 정치 중심에 서 있죠

박신영 기자 조회수  

이재명, 대통령 당선
과거 일당 200원
2010년, 성남시장

출처 : 이재명 대통령 제공
출처 : 이재명 대통령 제공

제21대 대통령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의 극복과 성장의 서사, 특히 가난했던 유년 시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1964년 경상북도 안동시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에서 태어나 버스도 다니지 않는 깊은 산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자신을 “흙수저보다 더 낮은 무수저”라고 표현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아버지는 성남 상대원 시장에서 청소부로 일했고 어머니와 여동생은 공동 화장실에서 요금을 받는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갔다.

하루하루가 생존의 연속이었던 시절 이 대통령은 1976년 초등학교를 간신히 마치고 곧장 공장에 들어가 ‘소년공’으로 일해야만 했다. 취업할 수 없는 나이였던 그는 생계를 위해 남의 주민등록증을 빌려 가며 공장 노동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의 하루 일당은 고작 200원에 그쳤다. 그렇게 소년공으로 여러 공장을 전전하던 중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를 겪게 된다. 손가락에 고무 조각이 깊게 박히고 프레스기에 팔이 눌리는 큰 사고를 당했다. 그 결과 오른팔은 제대로 펴지지 않게 됐으며 ‘차렷’ 자세조차 취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가정 형편으로 인해 병원에 가는 것조차 사치였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그의 팔은 비틀어진 채 굳어버렸고 이 대통령은 그것을 감추기 위해 계절과 상관없이 항상 긴소매 옷만을 입었다. 장애로 인해 병역은 면제됐지만, 팔의 통증은 그를 다시는 현장 노동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었다.

출처 : 이재명 대통령 제공
출처 : 이재명 대통령 제공

육체노동의 길이 막히자 오히려 그 자리에 새로운 가능성이 피어올랐다. 공장 일을 접은 이재명 대통령은 책을 들었고 독학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기 위해 검정고시에 매달렸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에 매진한 그는 결국 1년 3개월 만에 중고등 검정고시를 통과하게 된다. 이후 1982년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운도 따랐다. 대학 입시를 불과 몇 달 앞두고 본고사가 전격 폐지되면서 학력고사 하나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사교육이 금지되고 과외가 전면 금지되면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상대적으로 공정한 기회가 열렸고 국가 장학금 제도도 크게 확대돼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당시 그는 중앙대학교로부터 전액 장학금과 매달 생활비 2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학 시절 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접하며 처음으로 사회의 구조적 부조리, 이른바 ‘거악’을 인식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는 그가 공익을 위한 삶을 결심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 캠퍼스에 뜨겁게 번지던 민주화 운동의 물결 속에서도 그는 한 걸음 물러난 자세를 유지했다. 사법고시 공부에 매달리며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유일한 생명줄이던 대학생 신분을 잃게 되면 학업은 물론 생계까지 위협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출처 : 대통령 비서실
출처 : 대통령 비서실

끈질긴 공부 끝에 1986년 이 대통령은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의 인생을 써 내려갔다.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후 사법연수원에서 판사나 검사로 진출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는 법조인의 전형적인 길을 걷지 않았다. 사법연수원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진행한 강연을 듣고 ‘인권 변호사’라는 길을 택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기득권에 맞서 싸우는 삶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1995년 그는 ‘성남시민모임’을 결성하며 시민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시 성남 지역에서는 종합병원 두 곳이 연이어 문을 닫으며 의료 공백이 발생했고, 이재명 변호사는 이를 해결하고자 1년 넘게 공공의료기관 설립 운동을 주도했다. 그 노력 끝에 2004년 성남시의회에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조례안’이 상정됐지만, 새누리당 주도로 단 47초 만에 무기한 보류되며 무산됐다. 이 사건은 이재명에게 깊은 좌절을 안겼고 동시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남이 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시장 출마를 결심했고 그렇게 현실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된다.

2005년 이재명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본격적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6년 열린우리당 후보로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성남 분당에 도전했으나 또다시 낙선의 쓴맛을 봤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두번의 실패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지역 사회를 향한 진정성과 끈질긴 노력 끝에 2010년 마침내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정치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실패를 디딤돌 삼아 일어선 그의 도전은 이후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기반이 되었다. 2010년 7월 성남시장에 취임한 이재명 당시 시장은 기존 정치 문법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취임 직후부터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행보로 주목을 받았고 이는 곧 그만의 정치 스타일을 대변하는 상징이 되었다.

첫 조치는 ‘호화 논란’을 빚었던 전임 시장의 집무실이었다. 이재명 시장은 이 집무실을 시민을 위한 ‘북카페’로 전환하며 권위주의를 걷어냈고 공공 공간의 새로운 활용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어 열린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는 지방정부로서는 이례적인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을 전격 선언했다. 당시 성남시는 판교신도시 조성 사업과 관련해 LH와 국토교통부 등에 5,2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단기간에 상환해야 했지만,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었다. 이 시장은 “있는 돈으로는 복지도, 인건비도 감당할 수 없다”라며 과감히 지급 유예를 선언했고 이는 지방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이재명은 박근혜 정부와 날을 세우며 ‘사이다 시장’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6년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공개 발언해 분노한 민심의 지지를 받았으며 촛불 정국에서는 ‘탄핵’을 선제적으로 외쳐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이 기세를 몰아 2017년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도전했으나 3위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진보 진영 후보로는 16년 만에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정치적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하지만 ‘친형 강제 입원’ 관련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는 등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20년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최종 무죄가 확정되면서 정치적 생명도 살아났다.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돼 윤석열 후보와 맞붙었으나, 0.73%P 차이로 아쉽게 패배했다. 하지만 대선 직후 곧바로 6월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정치 무대에서 물러서지 않는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2022년 8월, 이재명은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12·3 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까지 이끌며, 사실상 대선 재도전이 확정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파기환송심과 대장동·백현동 재판 일정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며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게 된다.

수많은 고난과 논란을 딛고 마침내 대권을 거머쥔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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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주채혁

    성남에 오래 살아오면서 한번도 '이재명후보'를 찍어본 적이 없었는데, 80년대 해직교수로 국힘이 하도 헛발질을 어이 없이 많이 해서, 이번엔 천지개벽을 해 댓글까지... 존경합니다. 그간 너무 정치판국에 무지해온 날 뒤돌아보며 작심히고 참 많이 많이 배웠습니다. 한겨레삶 위기 돌파를 위해 특히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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