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건강에 이로운 식재료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
혈당 낮추는데 탁월해

오랜 세월 동안 식탁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온 식재료가 있다. 바로 해조류다. 미역, 다시마, 톳, 감태 등 다양한 종류의 해조류는 그 풍부한 영양소와 건강 효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조류는 그 색상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미역, 다시마, 톳, 감태처럼 녹갈색 또는 담갈색을 띠는 갈조류, 김과 우뭇가사리처럼 붉거나 자줏빛을 띠는 홍조류, 그리고 파래처럼 선명한 녹색을 보이는 녹조류가 있다.
최근에는 서양에서도 해조류의 가치가 재조명되어 ‘바다의 채소’로 불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해조류는 칼슘, 철분, 마그네슘, 망간 등 다양한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건강에 이로운 식재료로 꼽힌다.
그렇다면 해조류의 효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해조류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수적인 요오드도 다량 포함되어 있어 갑상선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영양학(Nutrients)’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해조류를 일주일에 5회 이상 섭취할 경우 1회 미만으로 먹었을 때보다 갑상선암 유병률이 58%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지에 따르면 주 3~4회 섭취군, 주 1~2회 섭취 군은 주 1회 미만 섭취 군보다 갑상선 유병률이 각각 43%, 32% 감소했다.
해조류는 갑상선암뿐만 아니라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국립암센터 김정선 교수 연구팀은 해조류 섭취량에 따라 대장암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조류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약 35% 낮았다. 특히 다시마와 미역이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다시마 섭취는 대장암 발생 위험을 42% 줄였고 미역은 18% 낮췄다.

해조류는 유방암 예방에도 탁월하다. 일본 오키나와 주민들의 암 사망률이 일본 평균보다 낮은 것은 다시마 소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버클리대 연구팀은 동물실험 결과 해조류가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춰 유방암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해조류는 다이어트와 변비 예방, 혈당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해조류에 포함된 알긴산 등 천연 식이섬유는 위에서 수십 배로 팽창하여 포만감을 주며 당질 흡수를 느리게 하여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이러한 특성은 체중 관리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갈조류는 당질 흡수를 느리게 하고 인슐린 작용을 도와 췌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특히 해조류를 식초에 버무려 섭취하면 당질 대사가 억제되어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심혈관 건강 측면에서도 해조류는 유익하다. 해조류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중성 지방 수치를 낮추고 알긴산과 푸코이단은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여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특히 다시마를 찬물에 우려낸 차를 매일 마시는 것은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해조류 섭취 시 주의 사항도 있다. 톳은 무기비소 함량이 높아 하루 100g 이상 섭취를 피해야 하며 성질이 찬 해조류는 아랫배가 찬 사람이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염장 해조류는 염분 함량이 높아 고혈압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섭취 전에 소금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치료 전 요오드 섭취를 제한해야 하므로 해조류 섭취를 피해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요오드 성분이 갑상선 세포나 갑상선암 세포에 흡수되는 특성을 이용해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를 주입해 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체내 요오드 농도를 낮춰야 한다. 이에 일반적으로 치료 1~2주 전부터 요오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요구된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요오드 자체가 갑상선암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며 치료 이후에는 해조류 등 요오드가 풍부한 음식도 일상적으로 섭취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앞둔 사람도 해조류와 같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섭취를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조류는 다양한 건강 효능을 지닌 식품으로 적절한 섭취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상황에 따라 섭취량과 방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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