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표심 잡으려는 정치적 전략
지역 불균형 해소 효과 기대
실효성 없다는 의견도 존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지도부 회의에서 세종으로의 대통령실 이전 가능성에 대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비공개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실 세종 이전에 대해 관련 지역구 의원에게 현황 파악을 부탁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대통령실을 용산에 존치하거나 일반에게 공개한 청와대로 복귀하는 것보다 세종시로 옮기는 선택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여기에 대해 “벌써 대통령이 된 듯하다”라며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그 또한 세종시가 행정 수도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국회를 완전히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대전일보와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는 “국회 분원만으로는 행정 비효율도 해소하기 어려울뿐더러 세종을 완전한 행정 수도로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국회를 완전히 세종시로 이전해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의사당을 설치하는 차원을 넘어 국회 본원을 옮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당시 언급은 지난해 4월 총선 공약에서 언급한 이후 두 번째였다.
대한민국의 수도를 서울특별시에서 타지역으로 옮기는 ‘천도론’은 꽤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다. 1966년 충청도의 지역 신문인 중도일보에서 대전 천도와 관련된 논설을 작성하며 최초로 논의됐던 이 이론은 1971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1977년 당시 대통령이던 박정희 대통령이 충청남도 구 공주군 장기면(현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을 임시 행정수도로 확정 지었으나, 1979년 피살되면서 백지화되었다.
정부 기능 분산 시도는 계속되어 왔지만, 다시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였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또한 헌법에,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성문헌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하면서 수도 이전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야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수도 이전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결국 2020년 12월, 2021년 여야의 합의로 정부예산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를 책정해 최종적으로 127억 원을 반영했다.
2022년 2월 국회 공청회를 통해 여야의 이견을 조율하고, 2022년 4월에는 세종특별자치시 세종동 일대의 63만 1,000㎡의 부지를 국회 세종의사당 부지로 선정했다. 이 국회의사당은 2027년 개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치인들이 세종특별자치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에 힘쓰는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이 가지고 오는 장점과 대선을 의식해 ‘전국 민심의 축소판’이라고도 불리는 충청권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 중 가장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 및 권력 분산이다. 행정수도인 세종특별시를 중심으로 국토개발계획을 재정립하기 때문에 지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행정수도 이전을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나주시로 이전한 한국전력공사가 나주시의 재정에 도움이 되는 실례도 존재한다.
또한, 기존 수도인 서울의 경우 휴전선에서부터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 군사적으로 위험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데,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 서울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후방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으로 서울의 입지로 인한 유·무형적인 군사 비용도 절감하고, 대통령, 국회 등의 헌법기관이 최우선 공격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반면 수도 이전이 실효성이 없는 방안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세종시 특성상 수도권의 과밀화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수도권의 과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기업들의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서울에 집을 두고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 해당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장단이 존재하는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은 현재 조기 대선의 의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행정수도 세종 이전의 추진 방안과 과제’라는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 토론회에 세종시에서는 이승원 경제부시장이, 세종시의회에서는 임채성 의장과 민주당 김영현·김재형·김현미·안신일·유인호·이순열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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