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2024년 윤석열 공수처장 후보 지명
공조본 수사 방해하는 모습으로 비판받아
22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오늘 중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최대한 구인하도록 하겠다”라며 윤 대통령의 수사 불응 방침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그가 윤석열 대통령이 8개월 전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화제다.
이날 오동운 처장은 강제구인 재시도 방침을 시사한 데 이어 오는 28일 전에 검찰로 윤 대통령 사건을 최대한 넘기도록 노력하겠다고도 전했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 처장은 윤 대통령을 강제구인해서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두 차례 강제구인 및 서울구치소 방문 조사를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된 바 있다.
이어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이후 곧바로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가면서 조사 시도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저희는 일정 정도 그렇게 본다”라며 “어제 우리 수사팀이 밤 9시까지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구인하기 위해 기다렸고, 그 이후에 서울구치소에 윤 대통령이 도착한 것으로 안다.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공수처에서 윤 대통령이 병원 간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리 인지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그 사실을 알고서 병원까지 찾아가는 것은 인권 문제 차원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해 기다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 처장은 검찰로 정확히 언제 사건을 넘길 것인지, 28일 전에는 넘길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는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송부 시점과 관련해 검찰과 최대한 협조 중이고 여러 절차에 미흡함이 없게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수처가 현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질의다. 실제로 공수처가 강제구인에 번번이 실패하자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오 처장은 지난해 말 윤 대통령이 소환부터 시작해 체포영장 그리고 구속영장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공수처는 법과 질서 안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윤 대통령의 강제구인을 시도하겠다고 밝힌 오 처장은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이 퇴임한 후 3개월간 공석이 된 공수처장직에 오른 인물이다. 더하여 오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추천위원회의 여권(국민의힘) 추천 후보였던 오동운 변호사를 제2대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한 인물로 확인됐다. 공수처장에 낙점된 오 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필요하면 윤 대통령도 소환할 수 있느냐’라는 질의에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사건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일반론으로는 동의한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 이후 8개월이 지난 현재, 오 처장은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체포하고 구속했다. 다만, 앞서 그는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사태 후, 수사권을 두고 갈등을 빚다 결국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와 공조를 하게 되었는데, 공조가 이루어진 후 근무 태만한 행보로 공조본의 수사를 방해한 것에 대해 지적 받았다. 이는 오 처장이 취임 당시부터 고위공직자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 처장은 취임식을 통해 “법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하여 그편을 들지 않는다”라며 “고관대작이라고 하여 법을 피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임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수사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민주당으로부터 받기도 했다. 이후 국회의 법제사법위원회와 국정조사 등에서 위법한 영장을 집행하려 한다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정당한 영장 집행이고, 집행을 막을 경우 국회의원이라도 현행범 체포 대상이 된다”라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 그를 향한 비판적 시선이 돌아섰다.
한편, 22일 오전 공수처는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3차 강제구인 시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수처는 구인이 여의치 않을 경우 무리한 추진보다는 방문 조사를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하여 강제구인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구치소 내 조사실에서 현장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 역시 고려 중이다.
이번 강제구인 시도는 지난 20일과 전날에 이는 세 번째 시도로,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수처에 체포된 뒤 당일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다. 또한, 16일과 17일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으며, 지난 19일 새벽 구속된 뒤에도 당일 오후 2시와 20일 오전 10시 출석하라는 두 차례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공수처가 세 번째 시도에서 강제구인을 성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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