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화장품 사업 진출
ODM 회사 지분 전량 인수
“K뷰티 성장세 주목했다”
주류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하이트진로그룹이 새로운 먹거리로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에 진출한다. 최근 하이트진로그룹은 주력인 주류 부문에서 성장 정체를 겪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 열풍에 탑승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지난 17일 사모펀드(PEF) SKS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국내 화장품 ODM 업체 비앤비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영이앤티 한 관계자는 “최근 주력 사업의 경쟁 심화로 신사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K뷰티 성장세에 주목하여 비앤비코리아 인수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비앤비코리아는 지난 2011년 설립된 국내 화장품 ODM 업체로 매년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442억 원, 70억 원으로 전년 대비(매출 329억 원, 영업이익 46억 원) 각각 34.3%, 52.2% 증가했다.
올해 기업의 목표는 매출 730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으로 알려졌다. 국내 화장품 ODM 업계에 따르면 비앤비코리아의 매출은 업계 15위권이다. 비앤비코리아는 메디큐브, 달바, 더마팩토리, 닥터펩티 등 100여 개 중소·신생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회사를 인수한 서영이앤티는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비앤비코리아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뷰티 시장을 공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한 서영이앤티는 주로 맥주 냉각기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기업으로, 하이트진로그룹 오너 3세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태영 사장은 서영이앤티 지분 58.44%를 보유 중이다.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과 박문덕 회장도 각각 21.62%, 14.69%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에서 3세 승계 작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상장한 하이트진로를 비롯해 비상장사 16곳을 지배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하이트진로홀딩스가 거느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영이앤티가 우회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가운데 서영이앤티는 27.66%를 보유 중이다. 박문덕 회장의 지분 29.49%에 이은 2대 주주다.
화장품 ODM 업체 인수에 대해 하이트진로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중요한 행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류업계가 성장 정체로 수익성이 둔화하자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 개척을 비롯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는 것이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지난해(2023년) 영업이익은 1,2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성적 반등을 위해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2030 비전 선포식’을 통해 2030년까지 소주 제품 해외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올해 목표치인 1,585억 원의 세 배가 넘는 액수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오는 2026년 베트남 북부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설립한다. 하이트진로의 노력은 국내에서도 계속된다. 하이트진로는 출시 누적 판매 20억 병(7월 기준)을 돌파한 소주 ‘진로’의 특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디자인 리뉴얼을 기획하기도 했다. 진로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5년간 누적 판매 20억 병을 넘겨 참이슬과 함께 대표 소주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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