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이후 미국, 폭락장
워런 버핏, 유일하게 자산 증가해
애플 시총 1,000조 증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여파에 글로벌 자본시장이 큰 혼란에 빠진 가운데 폭락장을 비껴간 이가 있다고 전해져 화제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를 일제히 5% 이상 하락시킨 미국의 관세 부과는 7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5% 이상 떨어졌으며, 일본의 닛케이지수와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7% 이상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1경 원 가량 폭락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에게 큰 공포를 안겼다. 다만, 폭락장을 비껴간 이도 존재한다. 이는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이다.

실제로 이번 급락장이 오기 직전 벅셔 해서웨이는 투자자들의 의구심 속에서 현금 비중을 급격히 늘린 바 있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8일 야후파이낸스와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벅셔는 연초 이후 약 10% 상승률(클래스B 기준)을 기록하며 미국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도 벅셔의 수익률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리치 로스 에버코어ISI 수석 전략가는 “200일선이 모든 걸 설명하진 않지만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벅셔는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폭락장 속에서도 살아남은 버핏을 두고, 그의 산업재와 보험 중심의 사업 구조와 막대한 현금 보유량이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시 브라운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 CEO는 “벅셔는 트럼프의 돌발 정책에도 흔들리지 않는 몇 안 되는 종목”이라며 “미국 경제에 넓게 노출돼 있지만 백악관 정책에 좌우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벅셔는 2023년 말 기준 약 3,340억 달러(약 490조 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이후 버핏 회장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기술주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왔다.

애플은 한때 벅셔 포트폴리오에서 5.6%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 투자처로 떠올랐으나 버핏 회장은 점차 비중을 줄이며 시장 고점 리스크에 대응해 왔다. 이후 그는 단기 국채와 현금 중심의 투자로 전략을 틀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버핏은 유일하게 상처 없이 이번 급락장을 헤쳐나가는 인물“이라며 “보수적이지만 일관된 투자 방식이 위기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한때 벅셔의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애플은 관세 영향으로 인해 사흘 새 시총이 1,000조 원 증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7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12분 애플 주가는 178.05달러로 확인됐으며, 이는 전 거래일보다 5.48% 하락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장 마감 후 상호 관세를 발표한 뒤, 3일 9.2%, 4일 7.29% 하락한 데 이어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에 시가총액은 6,900억 달러(약 1,015조 원)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제품인 아이폰의 90%를 중국에서 생산, 조립한다는 점이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상호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출고가 1,599달러의 아이폰16 프로맥스의 미국 내 소비자 가격이 2,300달러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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