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우량주 소수점 단위로 구매 가능
배당 소득세·양도소득세 면제

2월 5일 오후 네 시 기준으로 테슬라의 주식 1주는 392.21달러, 엔비디아는 118.65달러이다. 이날 환율 기준으로 각각 한화 약 56만 6,871원과 17만 639원이다. 그러나 단돈 5만 원으로 이 주식들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바로 주식을 0.1주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소수점 거래이다. 소수점 거래는 2019년 11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및 나스닥 시장에 대해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 LLC)라는 기업이 최초로 상용화했다.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금융 규제 유예제도의 일환으로 시행되어 왔다.
해외 우량 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 서비스’를 시작으로, 그 뒤를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해외주식에 소수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는 ‘미니스탁’을 출시했다. 특히 미니스탁은 출시 6개월 만에 2021년 1월 가입자 50만 명을 돌파했고, 그해 8월에는 앱 누적 다운로드 100만 회를 달성했다.
이들을 시작으로 2021년 9월 금융위원회에서 주식을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서 관련 서비스가 확대됐다. 당시에는 한시적으로 허용된 서비스였으나, 74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 수와 총 약 8,577억 원의 금액이 거래되는 등 소수 단위 주식 거래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2년 9월 26일부터는 국내 주식 또한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졌다.
현재는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등 20~30대 주 고객 연령층이 낮은 신생 증권사 등 여러 증권사에서도 해당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외 주식 중 원하는 종목을 사용자의 설정에 따라 최소 1,000원부터 구매해 주는 적립식 투자 서비스인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토스증권은 2022년부터 ‘실시간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KB증권에서 해외 소수점 주식도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한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소수점 거래는 1주를 다 사지 않고도 투자가 가능하므로 소액으로 주가가 높은 대형주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주로 2030세대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한, 적립식 투자를 통해 평균 매입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반적으로 투자 금액이 클 경우에만 이점을 누릴 수 있었지만, 소수점 주식의 경우에는 소액으로도 가능하다.
또한 소수점 주식은 배당 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기획재정부에서 소수점 주식을 주식의 일종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주식은 온주(1주)가 되지 않는 이상 연간 5,000만 원 이하의 차익이 발생할 수 없다.
소수점 거래를 잘 활용하면 건전한 투자 습관을 정립하면서 한 번에 매수하기 어려운 고액의 우량주를 소액으로 모을 기회가 된다. 그러나 소수점 매매 서비스에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으므로 이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소수점 주식은 주식의 일종으로 인정되지만, 불완전한 성격을 띤다. 소수점 주식 보유자는 배당권은 있으나 의결권은 없다. 이는 액면 분할을 하지 않는 이상에 1주의 주식을 쪼개서 거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주식 불가분의 원칙과 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고 규정한 상법 제369조 제1항을 따른 것이다.
또한, 소수점 주식 거래분이 누적되어 1주가 완성되는 경우에는 온주로 자동 전환된다. 온주로 완성되는 국내 소수점 주식 지분에 대해서는 비과세 대상이 아닐 경우 배당 소득세와 양도 소득세를 원천징수 한다. 해외 주식의 경우에는 원천징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가 직접 세무 신고와 납세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존재한다.
현재 역으로 온주를 소수점 주식으로 분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러한 조치는 대주주들이 소수점 주식을 악용해 조세 회피처로 이용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국내 주식 기준으로 일반 주식 거래에 비해 수수료가 비싸다는 점도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주식 온주 매매 시에는 0.01 ~ 0.015%의 수수료가 부과되나, 소수점 매매 시에는 많은 증권사에서 0.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증권사별로 거래 가능 종목이나 최소 주문량 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현명한 거래를 위해서는 각 증권사의 서비스를 따져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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