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
한국고등교육재단 사재 출연
인재 선발 연 500만 원 지원
오는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미래인재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래 인재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다.
앞서 한국고등교육재단은 SK그룹의 선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이 세계 수준의 학자를 양성하여 학술 발전을 통한 국가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1974년에 설립한 재단이다. 이에 비영리 공익법인. 학술 연구 지원 사업, 국내외 한국인 장학 사업, 외국 인재 한국 초청 사업 등 다양한 학술 및 장학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에 따르면 최종현 회장은 인재를 키우는 데 진심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인간은 석유와 비교도 되지 않는 중요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자원이다. 석유는 한 번 쓰면 없어지지만, 인간의 능력은 사용할수록 향상되고 가치가 커진다.”라는 지론을 종종 언급했다.
실제로 최종현 회장은 취임 첫해인 1973년 광고주를 못 구한 MBC ‘장학 퀴즈’ 후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조건 없이 돕겠다”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지론은 5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져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다만, 중간에 방송사가 MBC에서 EBS로 바뀌는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시청할 만큼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듬해 자신의 사재 5,540만 원을 출연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한 그는 100년을 내다보고 선경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특히 그는 재단 이름에 회사를 드러내지 말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해외 유학이 하늘의 별 따기였던 인문 사회 계열 인재를 선발해 철저한 사전 교육과 함께 파격적인 유학비용과 생활비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에 따르면 이 시기 한국고등교육재단이 후원한 지원금이 약 500만 원으로 전해졌다.
당시 강남의 소형 아파트가 400만 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원금의 액수가 매우 큰 것이다. 여기에 그는 단순히 장학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닌 유학 준비 과정을 지원하고 도서관까지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시기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은 지금처럼 기업 규모가 크지도 못했으며 석유 파동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재계에 따르면 최종현 회장의 결정에 많은 임직원들이 반대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종현 회장은 자신의 사재인 남산의 건물과 토지를 내놓고 오지의 민둥산을 사서 자작나무·흑호두나무 등 경제성이 높은 나무를 심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숲은 현재 SK 임업의 전신인 서해개발이 된다.
이는 안정적인 장학금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에 반세기 동안 쉼 없이 자란 나무들은 울창한 숲을 만들었다. 나무의 성장과 함께 이어온 대한민국 인재의 숲 역시 풍요로워졌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 중 박사가 1,000여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어 지금은 연 30명의 해외 유학생 파견뿐 아니라 고전 교육, 학술 지원 등 인재 양성의 폭도 넓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장학생 출신들은 찾아가는 강연으로 지식 나눔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최종현 회장의 행보가 보여주기식이 아닌, 걸음이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인재 보국’의 뜻을 이어가 결실을 본 것이다.
한편, 오는 26일 열리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미래인재 콘퍼런스’에는 인재 토크 세션 패널로 참석하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이석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 김정은 메릴랜드대 고등 교육학 교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미래 인재의 방향성과 혁신적인 인재 양성 전략 등도 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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