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섰던 대통령경호처 핵심 인사들이 항소심에서 다시 유죄 판단을 받았다. 이 가운데 ‘윤석열 호위무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은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지 못했다. 함께 재판받은 다른 경호처 간부들의 형량은 줄어들었지만 김 전 차장에게는 감형이 허용되지 않았다.
28일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울먹이며 선처를 요청했던 김 전 차장은 결국 1심과 동일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그가 담당한 역할과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할 때 기존 형량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영장을 집행하려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호처 수뇌부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을 조직적으로 막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차장에게는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항소심에서 피고인들의 결과는 엇갈렸다. 박종준 전 경호처장은 징역 4년에서 3년으로,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은 징역 2년 6개월에서 2년으로 각각 감형됐다. 두 사람이 항소심에 들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이 양형에 반영된 것이다.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
박 전 처장에 대해서는 영장 집행 저지 이후 직책에서 물러난 사정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사직이 경호처 내부의 대응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으며, 항소심에서 기존 주장을 철회하고 책임을 인정한 태도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김 전 차장은 일부 사실관계와 자신의 관여 정도에 관한 주장을 이어가면서 감형 사유를 인정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장의 역할을 설명하며 “12월 30일 자 및 1월 7일 자 영장 집행과 관련된 범행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강경한 역할을 수행하여 경호처가 영장 집행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도록 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판단에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범행 관여 정도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김 전 차장은 1996년 경호공무원으로 임용된 뒤 약 30년간 대통령경호처에서 근무했다. 인사와 정보통신 분야를 비롯한 주요 보직을 거쳐 2024년 5월 경호처 차장으로 승진했으며, 이듬해 1월 박 전 처장이 사임한 뒤에는 경호처장 직무대행까지 맡았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체포방해 사건을 거치면서 오랜 경호 공직 경력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그는 2025년 4월 직위에서 해제됐고, 같은 해 7월 경호처 징계위원회의 파면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직을 떠났다. 이후 파면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올해 1월 이의 신청마저 기각됐다. 징계 절차에서도 기존 처분을 뒤집지 못한 데 이어 형사재판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유지된 셈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및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관련 혐의는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이번 항소심 역시 영장 집행 방해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피고인별 가담 정도와 항소심에서의 태도에 따라 형량에는 차이가 발생했다.
한때 대통령 경호 조직의 최고위 간부로 활동했던 김 전 차장은 파면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다른 간부들에게 감형이 이뤄진 것과 달리 김 전 차장의 형량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법원이 체포영장 집행 저지 과정에서 그의 역할을 무겁게 평가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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