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전격 연기했다.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도의회에 제출된 지 한 달 반이 넘도록 처리되지 않은 데다 일부 민생사업은 10월부터 재원이 비고 국가유공자 보훈수당 지급에도 차질 우려가 커지자, 추경 처리에 도정의 무게를 싣기로 한 것이다. 경기도도 7일 예정했던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를 추경안 처리 뒤로 미루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새 개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기도는 5일 홍은광 대변인 명의로 출입기자단에 관련 공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현재 추가경정예산이 처리되지 못한 엄중한 상황에서 모든 역량을 추경안 처리에 집중하기로 했다”라며 7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잡혀 있던 추 지사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새 일정과 관련해서는 “기자회견 일정이 잡히는 대로 즉시 알려드리겠다”라고 안내했다.

당초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 계획을 공개했다. 추 지사는 취임 100일간의 도정 운영 소회와 민선9기 중점 방향을 설명하고 새 도정 상징 이미지(BI)도 처음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표 닷새 만에 일정 자체를 다시 조정하게 됐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추경안이 자리한다. 경기도가 지난 8월 19일 도의회에 제출한 제2회 추경안은 42조 2,420억 원 규모다. 도는 지방세 수입 전망치를 낮추고 기존 1,300여 개 사업에서 5,465억 원을 줄인 뒤 해당 재원을 노인장기요양시설·재가급여, 학교급식, 농어민기회소득, 청년기본소득, 결식아동 급식지원 등에 배분했다.
문제는 감액된 민생예산을 어느 수준까지 되살릴지를 놓고 도와 도의회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도의회는 지난달 열린 제393회 임시회에서 추경안을 심사했지만, 본회의 상정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회기까지 연장했으나 합의에 실패하면서 별도 임시회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도의회가 요구한 복원 규모도 계속 낮아졌다. 당초 약 800억 원이던 요구액은 500억 원대, 320억 원대로 줄었고, 최근에는 300억~400억 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조정안에는 산후조리비와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운영,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 어린이집 종사자 처우개선 등이 포함됐다.
추경 지연의 여파는 일부 민생사업 집행에도 번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급여와 경기도형 긴급복지,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돌봄 등은 본예산에 9개월 분만 반영돼 10월 이후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가까운 시한은 국가유공자 보훈수당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국가유공자 5,670명에게 매달 15일 10만 원씩 지급하고 있지만 10~12월분 재원은 이번 추경안에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시·군과 사업비를 분담하는 노인장기요양급여 등은 시·군비로 우선 충당할 수 있지만 전액 도비로 지원하는 보훈수당은 제때 지급을 못 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다음 정규 회기는 11월 3일부터 열린다. 그 전에 추경을 처리하려면 도와 도의회가 쟁점 사업에 먼저 합의한 뒤 별도의 원포인트 임시회를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추경안 처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필수 민생사업과 주요 도정 현안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결국 추 지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까지 미루며 추경 처리에 우선순위를 두는 선택을 내렸다. 민생예산 집행 차질 가능성까지 커진 만큼 향후 도와 도의회 협상 결과가 기자회견 재개 시점과 예산 집행 여부를 함께 가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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