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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집인데 가격은 반값?”…먼저 계약한 입주민들, 왜 분노했나

허승연 기자 조회수  

미분양에 할인 분양
기존 입주민 반발
형평성 논란 확산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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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 앞에서는 ‘대구안심호반써밋 이스텔라’ 아파트의 입주민 6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할인 분양에 대한 선분양자 소급적용’을 요구하며, 자신들이 먼저 계약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뒤늦게 분양된 아파트에 대해 형평성을 주장했다. 선분양 세대에도 일정액을 보상해달라는 요구다.

문제의 시작은 해당 단지의 미분양 물량 처리 과정에서 비롯됐다. 미분양이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팔리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대구안심호반써밋 이스텔라’는 2023년 초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주 후에도 일부 세대가 여전히 분양되지 않은 상태였다.

시공사인 호반건설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잔금의 85%를 5년 뒤에 납부할 수 있는 ‘잔금 유예 5년’ 조건과 함께, 선납 시에는 7,000만~9,300만 원의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이 조건으로 약 20가구가 새롭게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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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높은 가격에 계약을 마치고 입주한 기존 입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주택을 자신들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구매한 신규 계약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향후 집값이 분양가보다 오른다면 할인 분양자들은 낮은 가격에 매수한 만큼 더 큰 시세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소유권이 이미 기존 입주민에게 이전된 상태이므로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같은 할인분양 논란은 비단 대구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건설사들이 각종 프로모션을 내걸고 분양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5,117호로 한 달 전보다 5.9% 증가했다. 이는 2013년 8월 이후 11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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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입주가 시작됐거나 임박한 단지의 경우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며, 시공사 입장에서는 조속한 분양 마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금융비용 상환 시점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파트 분양 수익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미분양 물량을 직접 보유한 채 중과세 부담까지 떠안느라 자금난이 가중된다.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충남 천안의 ‘힐스테이트 두정역’ 단지는 계약금 5%, 계약 축하금 500만 원, 잔금 시 2,500만 원, 이사비 200만 원 등 총 3,200만 원에 달하는 혜택을 내걸고 미계약분 소진에 나섰다. 해당 단지는 1군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시공했음에도 1년 이상 분양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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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계약금 최소화, 중도금 무이자 혜택, 가전제품 제공 등은 지방 미분양 단지에서 기본적인 조건이 되고 있으며, 일부 단지는 ‘회사 보유분’을 전세나 월세로 전환해 공급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파격적인 혜택들이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추가 할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분양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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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미분양 해소를 위한 할인 분양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단지는 향후 분양가 하락 시 기존 계약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를 도입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건설사들이 할인 분양에 나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애초에 분양가 자체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먼저 소유권을 넘겨받은 선계약자들은 정상가에 계약하고 입주한 만큼, 그 이후의 공급자가 할인 분양을 진행하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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