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국적·병역 문제 리스크
김동선과 벤슨에서 회동

최근 롯데그룹과 한화그룹 오너 3세들이 한화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숍 ‘벤슨’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과 회동한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에 이목이 쏠린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저녁 신유열 부사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벤슨의 선공개 파티에 참석해 김동선 부사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신 부사장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3남으로 오너 3세의 이례적인 만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들이 만난 벤슨은 김동선 부사장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관여해 최근 출범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확인됐다. 실제로 해당 브랜드는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에서 압구정 로데오에 1호 매장을 열 계획이다.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한화 측은 “벤슨이 신규 론칭하는 브랜드인 만큼 (신 부사장이) 오픈을 앞두고 응원 차원에서 함께 방문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회동이 향후 사업 협력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는 유통 및 식음료 사업이라는 공통분모와 함께 두 사람이 ‘차기 리더’ 중 또래라는 점에서 의기투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동선 회장과 만난 신유열 부사장은 최근 상무에서 전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선임되는 등 연속 승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롯데그룹이 임원 상당수를 교체한 가운데 오너가인 신유열 부사장은 지난 2023년 전무로 승진한 이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당시 롯데그룹이 사업 부진으로 위기론이 나오던 상황에서 이루어진 승진을 두고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롯데그룹은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이후 체질 개선과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높은 강도의 인적 쇄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 체질을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인사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부사장으로 승진한 신유열은 어떤 인물일까? 신 부사장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의 손자다. 그는 지난 2008년 노무라증권에 입사해 12년간 근무해 오다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의 영업본부장을 맡아 경영 일선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기획부장을 맡은 그는 2022년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동경지사 주재 임원과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역임했다. 1년 뒤 롯데 파이낸셜 공동대표와 롯데지주 미래 성장실장 전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전략실장을 겸임한 그는 지난해 롯데지주의 미래 성장실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매년 한 단계씩 직급을 높여오며 빠른 승진을 거듭한 그는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그가 맡은 미래 성장실장은 신 부사장이 전무로 승진했을 당시 신설됐다.
즉, 사실상 신 부사장이 경영 성과를 내도록 돕는 조직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 부사장은 신사업과 신기술 기회를 발굴하고 해외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라며 “2025년에는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롯데그룹 전반에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며 그의 경영 성과는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이후 그룹의 신사업인 바이오·모빌리티 부문을 책임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을 비롯한 그룹 3세들이 대내외적으로 광폭 행보를 하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한편, 신유열 부사장은 과거 국적과 병역 문제로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그가 일본인 어머니 시게미츠 마나미 여사와 신동빈 회장 사이에서 태어나 현재 일본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부사장은 일본에서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을 받았다.
이후 사회생활 역시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시작해 사실상 일본에 정통한 인물이다. 문제는 한일 관계를 고려할 때 한국 대기업을 이끌 후계자가 일본 국적자라는 점이 국민의 심리적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롯데그룹이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 당시 국적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과 한일 관계가 악화했을 때 ‘노재팬’ 운동의 타깃이 되기도 했던 것은 이러한 점을 반영한 상황이었다.
이어 국적이 병역과 연관돼 있다는 점 역시 리스크로 작용했다. 현재 신 부사장이 만 38세를 넘긴 점을 고려하면 한국 국적을 취득하더라도 병역 의무는 면제된다. 이는 병역법상 ‘국적회복 허가를 받아 대한민국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38세부터 병역 의무가 면제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한국 국적 취득을 시도할 경우 여론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앞서 신동빈 회장 역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뿐더러, 지난해 그가 병역 면제 나이를 충족하는 만 38세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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