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표류한 위례신사선
GS건설 사업 포기 후 난항
“예타 통과 못 해 무산” 우려

최근 2기 신도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위례신도시의 주민들이 정부와 서울시의 위례신사선 재예타(예비타당성조사) 발표 등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반발에 나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정부에게 분양 사기를 당했다”라는 원성마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던 위례신도시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당초 2기 신도시인 위례 집값이 교통사업 표류에 따라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1조 원이 넘는 분담금까지 냈지만, 진척을 내지 못하던 위례신사선이 아예 무산될 위기라는 우려에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2008년 국토교통부가 위례신도시 개발에 따른 광역교통 대책을 약속할 당시, 주민들은 주택을 분양받으며 총 1조 6,800억 원을 광역교통 분담금으로 부담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이 중 4,300억 원은 위례신사선과 위례과천선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착공은 현재 요원한 상태다. 이에 위례신도시의 주민들은 철도 신설 무기한 연기에 반발했다.
특히 이들은 서울시의 위례신사선 재정 사업 전환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전해졌다. 더하여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를 대상으로 위례신도시에 조속한 철도 신설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어 17년간 표류한 위례신사선 사업의 조속한 진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시민 연합은 오는 16일 서울시청 앞에서 국토부와 서울시를 대상으로 철도 신설의 조속한 사업 진행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신도시 조성 당시 정부가 약속한 철도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례신도시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지하철 3호선을 잇는 경전철 노선이다. 이는 위례신도시의 교통망 개선을 위한 핵심사업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08년 위례신도시 기획 단계부터 추진된 사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최초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삼성물산이 2016년 사업을 포기하고 이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GS건설 컨소시엄도 사업을 포기하며 사업이 장기 표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 위해 두 차례 공고를 거쳤지만, 공사비 부담으로 건설사들이 입찰에 나서지 않아 모두 유찰됐다.

사업자를 찾지 못하자 해당 사업은 지난해 11월 재정투자 사업으로 전환된 상태다. 이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철도를 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재정 투입을 위해는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시민사회의 반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민 연합 측은 “이미 지난 2018년 예비타당성조사에 통과한 사업을 7년이 지나서야 다시 하겠다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만약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할 때 대책은 제시된 바 없어 사업 추진 진정성이 의심된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입장을 반영해 시민 연합 측은 서울시를 상대로 민자사업 해지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도 제기한 바 있다. 이 소송은 내달 변론이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위례신사선 조성 사업의 추진을 두고 위례신도시 주민들과 서울시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러한 기조가 위례신도시의 집값에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남시 학암동 ‘위례신도시신안인스빌아스트로’가 이달 전용 96㎡가 14억 9,000만 원에 매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직전 거래인 지난달 15억 4,500만 원에서 한 달도 되지 않아 5,500만 원 떨어진 가격이다.
이어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 더힐 55’ 전용 85㎡는 지난달 12억 1,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13억 원(6층)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1억 원이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일부 집주인들은 “집값이 내리더라도 팔리는 게 어디야”라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위례신도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인해 대부분의 거래가 끊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준강남’급의 입지를 자랑하며 인기를 얻었던 위례신도시의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17년간 표류한 위례신사선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