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키토제닉 식단
체중감량에도 효과 있어
당뇨 환자는 주의 필요

최근 소유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소유기’에서 ‘이 식단’을 병행하여 8kg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식단은 바로 키토제닉이다. 키토제닉은 탄수화물과 당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저탄고지(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이다.
키토제닉 식단은 원래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소아 뇌전증 등 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된 식이요법이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 섭취를 낮추고 많은 양의 지방과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이 아닌 지방을 몸의 연료로 사용해 대사물질로 케톤(Ketones)과 케톤산(Ketoacids)을 생산해 낸다.

이 상태를 ‘케토시스’라고 부르는데, 케토시스 상태에 접어들면 포도당 대신 케톤을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빠르게 지방이 연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키토제닉 식단이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정신질환 및 뇌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케톤’ 성분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21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키토제닉 식단이 뇌의 대사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키토제닉 식단을 준수한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 같은 정신 질환자들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한, 유전자 분석에서 뉴런의 케톤 운반체(MCT 2)가 뇌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톤은 포도당과 달리 인슐린 없이 뉴런과 대사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케톤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면 뇌 기능 유지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최근 뇌 안의 염증과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파킨슨병과 키토제닉 다이어트와의 상관관계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두 질병 모두 뇌 안의 염증이 축적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키토제닉 다이어트와 칼로리 제한(calorie restriction)이 뇌의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키토제닉에 장점만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 경고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식단을 한 달에서 길어도 6개월 이내로 실시할 것을 권유했다. 한국인의 식문화와 맞지 않아 중단율이 상당히 높을뿐더러 사람마다 효과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키토제닉 식단 자체가 지방을 과다 섭취하는 식단인 만큼, 이에 따라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 지방간, 고지혈증 환자와 심혈관계 질환자에게는 추천되지 않는다. 또한, 지방 및 단백질 과다 섭취로 인해 신장에 부담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도 자제할 것이 권고된다.
당뇨 환자도 마찬가지다. 키토제닉 식단이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갑작스럽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게 되면 혈당 조절이 어려운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저혈당 쇼크에 빠질 위험이 있다.

여기에 장기간의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노화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미국 텍사스대 건강 과학센터 연구팀은 세포 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 달 동안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을 7일 이상 유지한 생쥐는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단백질 ‘p53’의 발현이 활성화됐다. 다만,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을 간헐적으로 제공받은 생쥐는 오히려 해당 단백질의 발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장기간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을 진행하면 p53 단백질로 인해 세포 노화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다른 다이어트 식단과 마찬가지로 키토제닉 또한 적절한 휴식 기간을 가지고 간헐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