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인지기능 연관성 대두
전전두엽·보행 조절 네트워크 자극
퇴행적 보행 변화 치매 發 10년 전

전문가들은 보폭을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폭을 넓히는 것이 엉덩이와 다리 근육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신경과학, 재활의학, 운동생리학 연구 분야에서 이 사실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보폭을 의도적으로 넓히는 동작은 단순한 자동 보행과 달리 계획된 움직임에 해당하며, 보폭 길이를 인지적으로 조절하며 걷는 행위가 전두엽과 보행 조절 네트워크를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이다. 즉, 보폭을 넓혀서 걸을 때 뇌의 전두엽을 더 많이 활성화해 주의력, 판단력, 실행 기능을 향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의도적으로 보폭을 넓혀서 걷는 방식은 운동과 인지 기능을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 과제(dual-task) 효과를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중 과제 트레이닝은 운동을 하면서 머리를 쓰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서 이와 같은 이중 과제 트레이닝이 치매 예방 운동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폭을 넓게 걷기 위해서는 균형 유지, 근력 조절, 발끝 위치 계산 등을 동시 수행해야 한다. 이와 같은 행동은 뇌에 인지적 자극을 유도하며, 보폭 확장은 공간 인식 능력을 개선해 노년기 공간 기억력 저하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업계에 따르면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보폭이 좁은 사람은 치매 발생 위험이 3배 더 높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유명한 걷기 전문가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는 “걷기만 해도 뼈가 튼튼해지고 무릎과 허리 통증을 줄이며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관지천식, 편두통, 면역계 질환, 불면증 등 각종 질환도 걷기로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걷기만 해도 치매는 개선된다’라는 책에서 나가오 박사는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걷기이며 걷기는 우울증, 수면장애, 골다공증, 대사증후군 등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걷지 않으면 근육과 뼈가 쇠퇴하고 뇌 자극이 줄어들어 치매와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또한, 캐나다 웨스턴대학교와 로손헬스리서치연구소는 50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보행 패턴과 뇌 인지 기능을 평가한 결과, 보행 방식만으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 및 치매’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연구팀은 주관적 인지장애와 경증 인지장애, 파킨슨, 알츠하이머, 전두측두엽 치매 등 다양한 질병과 보행 장애를 비교하는 것이 골자다.

이들은 보행 리듬, 속도, 가변성, 자세 제어 등 네 가지 독립적 보행 패턴을 관찰한 결과, 보행 가변성이 높았던 사람은 인지능력 저하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도출해 냈다. 보행 가변성은 보폭 거리와 발을 디딘 타이밍의 변화를 뜻하는데, 이 변화가 클수록 뇌의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보행 가변성만으로 알츠하이머를 70%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로손연구소의 프레데리코 페루치니-파리아 박사는 “보행 가변성은 인지 장애와 운동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인지 장애가 발생하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가족과 대화하는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웨스턴대학의 몬테레오 오다쏘 교수는 “보행 가변성 테스트를 통해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폭을 넓히면 뇌도 넓어지고 인생도 더 풍성해진다. 즉, 걷기 품질을 높이면 뇌 품질도 개선되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폭을 넓히기 위한 걷기 기술로는 걷는 동안 배와 항문에 힘을 주면, 몸통 중심이 안정되어 보폭을 넓힐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항문에 힘을 주면, 골반저근과 엉덩이 근육이 수축되며, 이는 골반과 척추 정렬을 유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몸통을 위로 당기며 걷고 팔꿈치를 뒤로 쳐주면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발을 내디딜 때는 무릎을 펴고 발뒤꿈치부터 착지해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과 복식호흡을 하며 리듬감 있게 걷는 것도 보폭을 늘리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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