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상 251개 집계
지역 정체성 반영 사업
혈세 낭비 지적 이어져

전국 각지에 세워진 실존 인물 동상이 200여 개를 넘어서면서 건립과 철거를 둘러싼 예산과 행정 절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구 달성공원 앞 순종 황제 동상 철거 결정 이후 동상 사업 전반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세웠다가 다시 철거하는 데 수십억 원이 들어간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15일 서울 시내 한 공원에서 만난 60대 시민 최모 씨는 관련 소식을 접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결국 시민 세금으로 행정 실험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구 달성공원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 역시 “상권이나 복지에 쓸 예산도 부족한데 동상에 큰돈이 들어가는 건 부담”이라며 “체감도 낮은 사업에 예산이 집중되는 것 같다는 인식이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수치로도 동상 사업 규모는 적지 않다. 아시아경제가 1990년부터 2025년 4월까지 포털사이트와 지방자치단체 누리집 등을 통해 실존 인물 동상 제막식 기록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에 세워진 동상은 총 215개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세워진 인물은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로, 서울(2개), 경기(3개), 광주(1개), 전북(1개), 전남(1개) 등 전국에 걸쳐 총 8개의 동상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2위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순신 장군이다. 박 전 대통령 동상은 대부분 경북 지역에 집중됐다. 고향인 구미시에 2개가 세워졌고, 포항, 경주, 안동에 각각 1개씩 설치됐다. 경주시의 동상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함께 있는 형태였다. 최근 논란이 된 동대구역 동상도 포함된다. 단, 학교 등에 설치된 동상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총 6개로 확인됐다. 명량대첩의 현장인 전남 해남 울돌목 인근에 3개, 유년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충남 아산에 2개, 한산도 대첩이 있었던 경남 통영에 1개가 설치돼 있다. 이 외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 세종대왕, 유관순 열사, 전봉준 의병장, 추사 김정희 선생의 동상이 각각 3개씩 세워졌다.
김 전 대통령의 동상은 모두 전남 지역에 설치되어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이 경북에 집중된 것과 대조적인 분포를 보였다. 특정 인물 동상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 점은 지역 정치와 역사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동상 건립은 지역 정체성과 역사 인식을 반영하는 사업 성격이 강하다”라면서도 “최근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론화 절차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사업 타당성과 주민 수용성에 대한 검토가 중요해졌다”라고 덧붙였다.
동상 건립에 투입된 예산은 동상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예산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던 60개 동상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2월 경북 안동시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은 건립추진위원회가 모금한 금액만 20억 원에 달했다. 충청남도 아산시에 조성된 이순신 장군 동상 역시 주민 성금을 포함해 총 15억 원이 투입됐다.
반면 1억 원이 채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2005년 전남 구례군에 설치된 명창 송만갑 선생 동상은 3,500만 원, 2019년 경기도 이천시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동상은 5,700만 원이 들었다.

이처럼 같은 동상이라도 수십억 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격차가 발생한 것은 기준 없이 추진되는 사업 구조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동상의 대상 범위도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215개 동상 가운데 전투 지휘관 동상은 21개, 군인 동상은 8개로 나타났으며 6·25 전쟁과 관련된 인물을 기리는 동상도 다수 포함됐다. 이밖에 부산에는 리처드 위트컴 장군, 평택에는 월튼 워커 장군 동상이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 등 생존 인물을 기리는 동상도 일부 포함됐다. 김포시 이회택 전 축구 감독, 인천 중구 김남일 선수, 전남 완도 최경주 선수 동상 등이 대표적 사례다.
연도별 분포를 보면 동상 건립은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인물의 출생 연도도 다양해 가장 오래된 인물은 기원전 66년생으로 알려진 소서노 여왕이며, 가장 최근 사례로는 1985년생 배우 송중기가 포함됐다. 이는 동상이 단순 역사 인물을 넘어 현대 문화 인물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동상은 단순한 기념물을 넘어 시대별로 기리고자 하는 인물상과 지역 정체성, 그리고 정치적 배경까지 반영하는 사회적 상징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만, 반복되는 철거와 설치가 이어지면서 탁상행정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쉽다.

실제로 순종 황제 동상은 동상 설치비를 포함해 철거 후 정비 사업까지 7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설치와 철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면서 ‘세금 낭비’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비판도 전해진다.
특히 여론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탁상·졸속 행정이 많은 주민의 피해와 혈세 낭비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여겨질 가능성도 높다.
한편, 순종 황제 동상 철거를 둘러싼 비판적 목소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한 행정학 전문가는 “동상 건립이 충분한 공론화 없이 추진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사전 검토와 주민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동상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동시에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 사업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만 설치와 철거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행정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향후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댓글1
ㅋㅋㅋ
ㅋㅋㅋ 무슨 소린지 제목과 내용이 달라 사기꾼들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