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재계에서 손꼽힐 만한 규모의 이혼·재산분할 소송이 첫 번째 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주인공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로 배우자 이 씨가 권 창업자가 가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요구하면서 재산분할 규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법원 감정에서 제시된 기업가치 가운데 높은 평가액을 단순 적용하면 이 씨가 요구하는 지분 가치는 약 4조 원에 이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파기환송심 재산분할액인 9,440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숫자가 거론되면서 오는 9일 선고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오는 9일 오후 2시 권 창업자와 이 씨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1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 씨가 2022년 11월 소송을 시작한 이후 약 4년 만에 나오는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지난 7월 8일 변론 절차를 마쳤다.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권 창업자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이다. 권 창업자는 그룹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씨 측은 이 가운데 절반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얼마로 산정하느냐가 분할 규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법원 감정에서는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을 현재 가치로 계산하는 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해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가치를 8조 160억 원으로 평가한 결과가 제시됐다.
반면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방식으로 계산한 기업가치는 약 4조 9,000억 원이다. 어떤 평가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출발점부터 수조 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8조 160억 원이라는 평가액을 놓고 지분 절반을 단순 계산하면 4조 80억 원이 된다. 그러나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감정 과정에서 나온 기업가치와 이 씨 측의 요구 비율을 조합해 산출한 금액이다. 법원이 실제로 4조 80억 원의 재산분할을 명령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재판부의 판단에는 기업가치뿐 아니라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재산의 범위와 혼인 기간 중 배우자가 재산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지점에서 권 창업자와 이 씨 측의 주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 씨 측은 스마일게이트 설립 당시 자신이 지분 30%를 보유했고,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를 맡았던 경력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초기 자금 마련을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가사와 육아를 담당한 점 역시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창업자 측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씨가 자신의 돈을 회사에 출자하거나 직접 출근해 업무를 담당한 적이 없다며 등기부상 직책을 실제 회사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씨의 실질적인 역할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지가 재판부의 판단에 달렸다.
재산을 얼마나 나눌지에 앞서 이혼 자체가 성립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권 창업자 측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재판부가 우선 이 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일지가 선결 쟁점이다.
이번 소송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을 뛰어넘는 액수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은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재산분할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권 창업자 사건에서 단순 계산으로 거론되는 약 4조 원은 이보다 4배 이상 많다.
최 회장 사건 역시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최 회장이 지난달 14일 재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해당 사건의 재산분할액도 1심 665억 원에서 이후 파기된 2심 1조 3,808억 원, 파기환송심 9,440억 원으로 계속 달라졌다.
권 창업자의 경우 오는 9일 나오는 결과가 1심 판결이라는 점에서도 최종적인 재산분할 규모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법원이 이혼과 재산분할을 인정하더라도 향후 양측의 불복 여부에 따라 다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대 수조 원 규모의 재산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처음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면서 이번 선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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