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화면 디자인을 둘러싼 상표권 소송에서 약 161억 원을 배상할 처지에 놓였다. 영국 법원은 삼성전자 앱 스토어를 통해 스위스 시계업체 스와치 그룹의 브랜드를 모방한 워치페이스가 유통되면서 재산권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문제가 된 앱을 제3 개발자가 제작했고 관련 수입도 300달러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폈지만 법원은 브랜드 가치 훼손에 무게를 뒀다. 삼성전자는 항소를 포함한 후속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고등법원이 산정한 삼성전자의 배상 규모는 1,160만 달러로 한화 약 161억 원이다. 스와치 그룹이 당초 요구한 금액은 1억 7,000만 달러로 약 2,357억 원에 이른다.
양측의 법적 분쟁은 삼성전자 앱 스토어에 올라온 스마트워치용 워치페이스에서 시작됐다. 문제가 된 디자인에는 스와치 그룹 산하 브레게와 론진, 오메가, 티쏘 등 여러 시계 브랜드의 외형을 본뜬 형태가 포함됐다.
상표권 침해 여부는 이전 재판에서 먼저 가려졌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해당 워치페이스 앱의 판매가 삼성전자 앱 스토어에서 이뤄진 데에 대해 법원은 삼성전자 측 책임을 인정했다. 이후 이어진 절차에서는 스와치 그룹이 입은 피해에 따른 배상 규모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삼성전자는 스와치 그룹이 주장하는 손해 규모가 과도하다는 취지로 맞섰다. 워치페이스 앱 자체를 삼성전자가 아닌 제3 개발자들이 만들었고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 들어온 수입은 300달러에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스와치 그룹에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직접적인 판매 수익보다 브랜드에 발생한 손해에 초점이 맞춰졌다. 마커스 스미스 판사는 “삼성의 슈퍼마켓(앱 스토어) 진열대에서 스와치 그룹 브랜드가 무료나 낮은 금액에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사용된 건 스와치 그룹의 재산권에 큰 해를 입힌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은 스와치 그룹이 널리 알리고자 하는 브랜드를 손상한다”라고 판시했다.
스와치 그룹이 오랜 기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한 노력 역시 재판부가 고려한 요소였다. 스미스 판사는 스와치 그룹이 수십 년 동안 산하 브랜드를 세심하게 관리하고 홍보해 왔으며 이 같은 활동이 회사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봤다.
법원 판단 이후 삼성전자는 추가 법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사 측은 “우리는 고등법원의 판단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항소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스와치 그룹 역시 별도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 측 주장을 반박했다. 스와치는 “(삼성은)스와치 그룹의 잘 알려진 브랜드들에 대한 보상을 경시함으로써 침해의 규모와 중요성을 축소하려 거듭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161억 원의 배상 규모가 정해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실제 항소 절차에 나설지 여부가 이번 상표권 분쟁의 다음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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