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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만 있는 게 아니다” SK를 움직이는 또 다른 수장의 정체

이시현 기자 조회수  

출처:SK그룹 제공

SK그룹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름은 단연 최태원 회장이다. 하지만 그룹의 굵직한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최 회장 못지않게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또 다른 오너 경영인이 있다. 바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다. 오랫동안 화학과 바이오, 에너지 사업을 맡아온 그는 이제 개별 계열사를 넘어 SK그룹 전체의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최창원 의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다.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최종건 창업회장의 동생인 만큼 두 사람은 사촌 관계다. 같은 창업가 집안에서 출발했지만, 경영 경로는 상당히 달랐다.

최 의장은 1994년 선경인더스트리, 현재의 SK케미칼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SK케미칼과 SK가스 등에서 경험을 쌓았고 2007년에는 SK케미칼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7년부터는 중간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를 이끌며 화학과 바이오 사업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경영 영역을 구축했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최창원이라는 이름을 알린 대표 사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내놨다. 2022년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뒤 영국 정식 품목허가와 세계보건기구 긴급사용목록 등재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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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K 제공

시간이 흐르면서 최 의장의 무대는 더 넓어졌다. 결정적인 변화는 2023년 12월이었다. SK그룹은 최창원 당시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2024년부터 그룹 최고 협의기구를 이끌게 되면서 특정 사업군의 경영자에서 그룹 전체를 바라보는 역할로 이동한 것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 주요 관계사들이 함께 참여해 그룹 차원의 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최고 협의기구다. 각 계열사가 독립경영을 유지하는 동시에 그룹 전체가 함께 움직여야 할 사안을 조율하는 곳이다. 최창원 의장이 이 협의회를 맡았다는 것은 그의 역할이 과거보다 크게 확장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SK가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선 이후 그의 존재감은 더 뚜렷해졌다. 그룹은 2024년부터 계열사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며 중복 투자와 비효율을 줄이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했다. 최 의장은 이 과정에서 운영 개선과 사업 재정비, 재무구조 관리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렇다고 최창원 의장을 최태원 회장과 같은 위치의 ‘공동 총수’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 회장으로 장기 전략과 글로벌 사업 방향을 이끌고 있다. 반면 최창원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주요 관계사 CEO들과 현안을 논의하고 그룹 차원의 실행을 조율하는 역할에 가깝다.

출처: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뉴스 1

최근에는 AI 전환에서도 두 사람의 역할이 함께 드러났다. 2026년 6월 열린 ‘New 이천포럼’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의장, 주요 관계사 CEO들이 참석했다. 당시 그룹은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요 의제로 삼고 AI 시대의 생존 전략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최창원 의장이 과거 키워온 바이오 사업도 멈춰 있지 않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6년 코로나19를 포함한 사베코바이러스 계열을 폭넓게 겨냥하는 범용 백신 후보물질 ‘GBP511’의 글로벌 임상 1·2상에 들어갔다. 팬데믹 당시 확보한 백신 기술을 다음 감염병 대응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 대외 활동에서도 최 의장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2026년 7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7개 주요 계열사가 참여한 협력사 상생 협약 자리에도 최 의장이 참석했다. SK는 이 자리에서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활용해 협력사 금융과 기술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최창원 의장은 SK디스커버리와 바이오·화학 사업을 이끄는 오너 경영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은 다르다. 계열사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SK 최고 협의기구를 맡았고 사업 재편과 AI 전환, 관계사 간 조율까지 활동 범위를 넓혔다.

SK의 대표 얼굴은 여전히 최태원 회장이다. 그러나 그룹 내부를 들여다보면 최 회장 혼자 모든 것을 움직이는 구조는 아니다. 여러 계열사 CEO와 오너 경영인이 역할을 나누는 가운데 최창원 의장은 그룹 전체의 현안을 연결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최태원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제목이 가리키는 인물이 바로 최창원 의장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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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기자
lsh@mobility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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