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성과급을 둘러싼 직원들의 반발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합의된 성과급 지급 약속과 달리 사측이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급기야 기존 3개 노조와 별개로 새로운 통합노조 설립까지 추진됐고 단체대화방에는 개설 사흘 만에 임직원 3,5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임단협마저 장기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성과급을 둘러싼 직원들의 불만이 노조 조직 재편 움직임으로 확산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통합노동조합은 최근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며 정식 출범을 위한 과정에 착수했다. 지난 5일 개설된 통합노조 단체대화방에는 불과 사흘 사이 3,500명 넘는 임직원이 들어왔다. 전체 임직원 3만 5,000명 가운데 약 10%에 해당한다. 기존 노조에서 나온 뒤 통합노조에 새롭게 가입하겠다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새 노조 출범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회사 측이 제시한 성과급 지급 방식이 있다. 사측에서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대한 반발이 통합노조 설립으로 연결됐다.
임시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통합노조의 최우선 출범 목적은 지난해 합의된 성과급 지급 약속의 완벽한 이행”이라며 “사측이 제안한 성과급 협상안을 전면 철회시켜 임단협에서 성과급 안건을 완벽히 분리하고 향후 10년간 협상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이천 전임직노조 그리고 청주공장 전임직 노조 등 모두 3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통합노조가 만들어지면 회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교섭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존 노조를 향한 내부 불만도 통합노조 추진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SK하이닉스 노사는 5차 본교섭을 진행할 때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기존 노조의 대응을 둘러싼 책임론이 나오기 시작했고 별도의 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까지 본격화됐다.
삼성전자에서도 성과급을 둘러싼 노조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DS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올해 교섭을 주도했던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2027년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DS 부문을 중심으로 별도의 노사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반면 기존 복수노조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았던 동행노조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중심으로 조합원을 빠르게 늘렸다. DX 부문 전체 인력 5만 1,717명 가운데 58%가 가입하면서 동행노조 조합원은 3만 명을 넘어섰다. 전삼노 역시 회사 측을 상대로 DX 부문에 대한 보상안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별 조합원 규모는 9일 기준 초기업노조 5만 3,560명과 동행노조 3만 258명 그리고 전삼노 2만 4,583명으로 나뉘었다. 어느 한 조직도 단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노조 사이의 세력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성과급을 둘러싼 문제가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의 노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사업 부문별 이해관계에 따라 노조가 각기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사이 SK하이닉스에서는 기존 3개 노조 체제에 새로운 통합노조가 가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단체대화방 개설 사흘 만에 임직원 3,500명 이상이 참여하고 기존 노조를 탈퇴해 합류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난 만큼 통합노조의 정식 출범 여부가 향후 SK하이닉스의 임단협과 노사 교섭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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