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어도어 전속계약 해지
위약금·책임 공방 둘러싼 소송
“귀책 사유 인정 범위 중요”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면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위약금과 책임 공방을 둘러싼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법정 공방이 길어지면서 그룹 활동에도 상당 기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뉴진스는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 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할 기본적인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그럴 능력도 없었다”라면서 “오늘까지 시정 요구를 드렸지만 마지못한 듯한 입장문만 내고 요구 사항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계약 해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지난 13일 뉴진스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복귀를 비롯한 전속계약 위반 사항 시정 요구를 14일 이내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에 이은 행보다. 뉴진스의 내용증명에 대해 어도어 측은 다음날인 14일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해 아티스트와 지속해서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27일에는 “지난 9월 하니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빌리프랩 소속 매니저가 자신에게 ‘무시해’라고 말했다’라는 폭로에 대해 빌리프랩 측이 하니의 피해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상호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란다”라면서 뉴진스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어도어 측은 “이 입장문은 아티스트의 내용증명에 따른 조치 사항의 이행”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날 뉴진스의 기자회견은 양측이 결국 간극을 좁히지 못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뉴진스가 따르던 민 전 대표가 지난 20일 회사를 떠난 것도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앞서 하이브가 지난 8월 어도어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하면서 갈등이 커졌고, 뉴진스는 이에 맞서 9월 온라인 채널을 통해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고, 하이브 내에서 일어난 ‘따돌림’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진스는 법원에 낼 것으로 예상됐던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잘못은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 뉴진스는 아직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미 계약해지를 통보한 이후여서 어도어나 하이브 측에서 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즉, 이에 따른 법정 공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을 안내한 관계자도 “오늘은 뉴진스 멤버들 입장을 알리는 자리이고, 소송 등에 대한 디테일한 일들은 추후 공지하겠다”라고 전했다. 향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서 뉴진스와 어도어는 귀책 사유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현재 뉴진스의 지원에 최선을 다했다는 어도어와 활동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뉴진스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귀책 사유의 인정 범위에 따라 향후 계약 해지 위약금의 범위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 뉴진스는 본안 소송 전까지 기존의 스케줄 외의 모든 활동은 중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각되면 전속 계약 효력이 계속 유지된다. 여기에 본격적인 계약 해지 소송이 시작되면 최소 3~5년이 걸려 사실상 활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뉴진스가 전속 계약 해지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뉴진스’라는 이름을 쓰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현재 뉴진스에 대한 상표권을 어도어가 갖고 있어서다. 뉴진스 측은 이에 대해 “(위약금에 대한) 책임은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라면서 “예정된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고, ‘뉴진스’라는 이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 데뷔한 뉴진스는 약 5년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진스가 어도어를 나감으로 인해 전속 계약 해지 시 위약금은 4,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국내 아티스트 분쟁 중에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부대표 2명의 카톡 대화를 보면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이 4,500억 원에서 최대 6,2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현재 뉴진스와 어도어의 갈등은 최근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들이 원 소속사 어트랙트를 떠나겠다며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던 사례와 비슷하다. 다만, 뉴진스 멤버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가처분신청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향후 피프티 피프티 사태와 다른 양상으로 사건이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뉴진스의 가처분신청 미제기를 두고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포석을 다진 것으로 해석했다.
당시 피프티피프티의 멤버들은 소속사 어트랙트와 법정 다툼을 벌였으나 복귀를 선언한 멤버 키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현재까지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피프티피프티와 뉴진스 멤버들이 정산받은 금액이 눈에 띄게 차이 나고 피프티피프티가 홀대 논란이 제기됐던 것과 뉴진스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 이어질 법정 공방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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