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샵 거제 디클리브 무덤뷰
4,000만 원 프리미엄 분양
시행사·시공사·문중 상생 협약
지난 2월 경남 거제시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사기 분양을 당했다며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소송의 사유가 산과 공원으로 둘러싸인, 이른바 ‘숲세권’이라고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무덤이 보이는 ‘무덤뷰’ 아파트였기 때문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당시 KBS의 보도에 따르면 입주가 시작된 경남 거제의 1,200여 가구 규모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거실 창밖으로 무덤이 보이는 문제로 인해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경남 거제시의 더샵 거제디클리브로, 당초 산과 공원으로 둘러싸인 쾌적한 주변 환경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다섯 달 만에 100% 분양에 성공했다.
당시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뻥(뚫린) 뷰’라고 해서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었다. (프리미엄) 최고가는 대략 4,000만 원 정도였다”라고 밝혔다. 다만, 한 달 뒤 이루어진 사전 점검에서 입주 예정자들이 숲세권이 아닌 무덤뷰라는 사실을 발견하며 분통을 터트린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단지 후문에서 60여m 떨어진 곳에 묘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해당 무덤은 아파트의 분양 전부터 있던 문중 묘지로 전체 면적만 4,000여㎡에 달한다. 이에 대해 한 입주 예정자는 “사실 (무덤이) 하나라도 거슬리기도 하고, (문중 묘지라) 옆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여기에 해당 무덤이 창밖으로 보이는 위치에 있는 가구가 총 280여 가구에 달해 입주민들 사이에서 분통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에 당시 입주민들은 ‘사기 분양’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분양 계약 당시 시행사나 시공사로부터 묘지가 있다는 사실을 듣지 못했으며, 오히려 홍보물에서 금지 구역을 방위표 등으로 가려 마치 숲인 것처럼 과장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입주민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포스코 이엔씨 측은 “건설 과정에서 묘지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라는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약 8개월여간 지난 시점 무덤뷰로 논란이 됐던 아파트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앞서 해당 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은 거실에서 묘지가 조망됨에 따라 시와 시행사에 묘지 이장을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다수의 입주민이 모여 시행사·시공사 측에 분양 당시 묘지 존재를 알리지 않아 기만 광고를 했다는 내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지속되자 거제시는 지난 7월 아파트 입주민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입주민·묘지 관리자(문중)·시행사·시공사 등이 참석한 관계자 회의를 여러 차례 개최하는 등 묘지 이장을 끈질기게 설득해 시행사·시공사, 문중과의 상생 협약을 끌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시행사·시공사와 문중은 더샵 거제디클리브 입주민 민원 해결을 위해 묘지를 이장하는 내용으로 상생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당시 박종우 거제시장은 거제디클리브 인근 묘지 이장 민원 해결은 거제시에서 입주민, 시행사·시공사, 문중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합의점을 도출함에 따라 해결된 것으로, 적극 행정·상생협력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다만 입주민들의 분노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는 시공사와 시행사가 ‘묘지’ 존재를 숨기고 분양에 나선 데다,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점에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5월 분양 당시 거제 상동동 일대 브랜드 아파트 중 더샵 거제디클리브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13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인근에 있는 힐스테이트 거제(2018년 준공)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1,000만 원 선이었다. 특히 입주민 중에서는 숲세권이라는 광고에 프리미엄 4,000만 원을 붙여 구매한 이들도 있었다. 현재 더샵 거제 디클리브는 33평 기준 3억 8,722만 원에 분양가가 형성되어 있다.
여기에 ‘무덤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입주율은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더샵 거제디클리브의 입주율은 약 46%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분양 홍보 과정에서 묘지를 공원으로 잘못 표시했던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0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와 한주 디앤씨는 최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공정위로부터 ‘심사관 전결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분양 홍보관 모형에서 문중 묘지가 있는 위치에 방위 표시를 한다거나 대형 조감도에서 숲으로 묘지를 가리고, 홍보인쇄물 전단에는 묘지 위치에 초등학교 조감도를 그려놓는 방식으로 단지 근처에 문중 묘지가 있다는 사실을 누락했다.
공정위의 처분 결과가 나왔으나 시행사·시공사와 입주민 사이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5월 말에 제기한 분양계약 해제 청구 및 손해배상 소송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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