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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정년 연장에 부담느껴 이렇게 합니다”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정년 연장에 부담느껴 이렇게 합니다”

이시현 에디터 조회수  

고령층 정년 연장 논의
3050세대 임금 줄어들어
퇴직 후 재고용 방식 선호

기업 부담 늘어나는 정년 연장…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출처 : 뉴스 1

최근 기업과 정부 각계에서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 10곳 중 7곳은 정년 연장에 대해 연공·호봉 급제 등의 이유로 경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는 정년 연장에 피해를 보는 이들은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화제다.

지난 5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고령자 고용정책에 관한 기업 인식 조사’ 보고서를 통해 계속 고용제도가 도입될 경우에도 기업 70% 이상은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경협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300인 이상인 국내 기업 인사 노무 분야 담당자(응답 121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기업 부담 늘어나는 정년 연장…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출처 : 뉴스 1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7곳(67.8%)은 정년 연장에 관해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수치는 정년 연장이 경영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32.2%)의 2배에 달한다. 정년 연장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밝힌 기업들은 그 이유로 연공·호봉급 체계로 인한 인건비 부담 가중(26.0%)을 가장 많이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조직 내 인사 적체 심화(23.2%),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19.3%),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감소(16.6%)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들 중 6곳(60.3%)은 연공·호봉 급제를 도입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정년이 연장될 경우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하여 기업 비용 부담의 대안으로 제시된 임금피크제 도입률도 절반도 안 되는 수준(48.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부담 늘어나는 정년 연장…진짜 피해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출처 : 사람인

이에 한경협은 “섣부른 정년 연장 도입 시 인건비 부담 급증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라는 지적에 나섰다. 추가로 보고서에 따르면 계속 고용제도가 도입될 경우 어떠한 방식을 선호하냐는 질문에 기업 10곳 중 7곳(71.9%)은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선호한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그 이유로 재고용으로 고용유연성 확보(35.2%), 전문성, 희망자 등 일정 기준에 적합한 근로자만 계속 고용 가능(25.8%),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에 연계하여 임금수준 조정 가능(24.5%) 등을 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숙련된 고령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정년퇴직 후 재고용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 역시 계속 고용 방식으로는 ‘우수 인력 재고용(52.2%)’이 가장 많았고, 이어서 ‘희망자 재고용(29.8%)’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 고령자 계속 고용 환경 조성을 위한 제언도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와 국회가 사전에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고령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지원 확대(28.1%). 고령 인력 채용에 따른 세제 혜택(24.0%),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절차 개선(22.3%), 인력 운영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 파견·기간제 규제 완화(21.5%) 등의 답변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출처 : 뉴스 1

기업의 부담이 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3050세대의 피해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고령층의 정년 연장으로 한국 경제의 허리를 맡는 3050세대의 임금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즉, 정년 연장이 도입될 경우 기업들이 고령자 고용에 따른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 위해 임금이 높은 중장년 정규직 근로자를 우선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재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개편 없이는 정년 연장이 세대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3~2019년 55세~65세 고령 근로자의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전체 근로자의 임금은 0.6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임금 감소 효과는 중장년(36~54세)층과 고령층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장 많은 임금근로자가 집중된 중장년층의 임금은 0.9% 줄어들었고, 고령층이 받는 돈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6세부터 34세까지 청년층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뉴스 1

즉, 고령층 근로자가 늘어나면 비고령 근로자의 희소성이 높아져 이들의 임금이 높아질 것이란 일반적 예상과 달리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이에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거나 청년세대의 임금을 줄이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편, 지난 5일 국민의힘은 현재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내년 초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경태 국민의힘 격차 해소특위 위원장은 “기업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국민연금의 수령 연령과 연동해서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즉, 현행 63세인 국민연금 수령 연령이 2034년부터 65세로 연장되는데 이 시점에 맞춰 65세까지 정년을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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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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