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문인 집안
아버지·남편·오빠 문인
2016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배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상 한강은 사람의 몸을 주제로 불편하면서 파격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로 통하는 가운데, 그의 집안이 문인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란 표현으로 한강의 글을 평가하며 올해 노벨문학상에 그를 선정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이번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으로,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쾌거를 거머쥐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소설가 한승원(85)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빠인 한동림 역시 ‘유령’ 등을 펴냈으며 남편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과 교수는 문학평론가로 확인됐다. 여기에 남동생 한강인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난 한강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에 졸업하던 해인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이 당선되며 시인으로 등단한 인물이다. 당시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한 한강은 1994년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서울신문 신춘 문예에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한 바 있다.
이후 한강은 2005년 이상 문학상, 2010년 동리·목월문학상, 2015년 황순원 문학상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아버지이자 소설가인 한승원도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한승원 소설가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 내는 작가”라며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서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부녀가 모두 이상문학상을 받아 부녀가 나란히 ‘이상문학상’을 받은 기록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알린 작품은 2004년 출간한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했던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다.
채식주의자를 통해 한강은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6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10년에는 임우성 감독을 통해 영화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강의 이름을 알린 작품 채식주의자는 격렬한 꿈이 뇌리에 박혀 육식을 멀리하다 스스로 나무가 되어간다고 믿는 영혜가 주인공으로 한 소설 3편을 묶은 연작 소설집으로, 한강은 “이상(李箱)의 메모 중 ‘나는 인간만이 식물이라고 생각한다’는 문장을 오랫동안 기억했다가 결국 식물이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썼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문학계에서는 한강의 문학 활동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을 두고 1980년에 일어난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꼽았다. 특히 한강은 열세 살 때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학살된 사람들의 사진집을 본 후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한강의 개인적인 경험은 2014년 출간된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 알려졌다.
한편, 한강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쓴 배경에 대해 밝혔다. 해당 인터뷰에서 한강은 “소설 ‘소년이 온다’는 이전까지 썼던 소설과 달리 역사적인 사건을 다뤄 큰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광주가 고향인) 저에게는 개인적인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채식주의자도 마치 한 여자의 작은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애초에 우리는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을 분리하지 못하는 삶을 산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장편 소설 흰, 희랍어 시간, 바람이 분다, 가라,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등이 있으며 단편 소설집으로는 노랑무늬영원,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 등이 있다. 이어 시집으로는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출간한 바 있다.
댓글3
정말 유전자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어른들이 결혼상대를 볼때 반드시 집안을 보라는 말이 마냥 틀린 말은 아니다. 요즘애들은 그래서 개냥이를 낳고 살지만...
무기력하고 나태해진 60대 청년에게 자존감을 되찾아 준 고마운 명사 한강님
서울대 나오면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