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직원들에게 DM폭탄 받은 최태원…이런 반응 보였습니다

SK 이노베이션 성과금 논란
일부 직원 성과급 불만 호소
300만 원 격려금 별도 지급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휴대전화를 열어보고 화들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별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 것에 따른 행보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직원들이 단체로 최태원 회장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즉, 지난 2022년 거둔 실적에 비해 성과 분배가 적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직원들은 최 회장에게 DM으로 “성과급 때문에 구성원의 행복 지수가 저하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회사와의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으나, 한계가 있어 부득이하게 이렇게 연락드린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영업이익 약 4조 원에 가까운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SKMS의 핵심인 구성원의 행복이 그 무엇보다 바닥”이라고 최태원 회장을 향한 지적을 이어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SKMS(SK Management system)란 최태원 회장의 그룹 경영 철학인 ‘지속 가능한 구성원의 행복’을 말한다.

이어 직원들은 “현재 SK이노베이션 구성원은 성과급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구성원의 동의를 전혀 얻지 못하고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마무리될 상황에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태원 회장에게 보낸 DM은 젊은 층의 직원들이 주도했으며. 이들은 최태원 회장에게 문제를 직접 알려 성과급에 대한 불만 사항을 해결하자는 목적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을 향해 직원들이 DM을 보낸 사례는 해당 사례가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에서도 젊은 직원들이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며 경영진에게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이 경영진을 향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비단 SK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연봉을 산정하는 방식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7년 차 직원이 공개적으로 대표 이사에게 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불이익 경험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MZ 세대가 기업의 주류로 떠오르며 경영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 성과급 불만이 커지자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섰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의 DM을 받은 최태원 회장은 이번에도 사태의 전면에 나서며 발 빠른 대처를 보여줬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DM을 통해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이후 지난 2022년 적자를 낸 자회사 구성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SK이노베이션 측은 전 구성원에게 격려금 300만 원도 함께 지급했다.

이런 내용은 SK이노베이션 사내에 위로금·격려금 지급 방안으로 공지되었으며 적자를 내 성과급을 받지 못한 SK온,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구성원에게 위로금으로 기본급의 200%를 지급한다고 밝힌 것이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 전체 구성원에게 300만 원의 격려금이 별도 지급됐다. 이는 당초 지난 2023년부터 새로운 성과급 체계를 도입했던 SK 이노베이션이 사내의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즉, 앞서 계열사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지급했던 성과급을 지난 2023년부터 계열사별로 기본급 기준 0~800%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했던 SK이노베이션 측이 과거 성과급 지급 방안을 재차 적용한 것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단기 재무적 성과 외에 회사의 주가 등 기업가치와 연계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제도를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SK그룹 사업 재편 관련 내부 임직원들의 동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SK E&S 등 합병 대상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 삭감 우려부터 SK 간판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팽배한 상태이기 때문에 동요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SK E&S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등 합병 대상인 회사의 임직원들 위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그룹 재편의 중심인 SK온이 회사의 현금 흐름을 다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