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분양 재고 떨이
경품으로 명품 내세워
아파트서 학원비 지원하기도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서 고가의 제품인 샤넬, 디올 등의 명품을 경품으로 내세우는 등 자구책을 펼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침체 및 물량 과공급 등의 여파로 기대 분양을 채우지 못한 건설사들이 특단의 조치로 고가의 경품을 내건 것으로 보인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A 건설사는 전남 장성군에 자리 잡은 한 아파트의 미분양 가구를 털어내기 위해 ‘경품 마케팅’을 벌였다. 이 아파트는 올해 3월 총 175가구에 대한 청약을 받았는데, 절반이 채 안 되는 단 62가구만 청약하여 대부분의 주택형이 미분양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A 건설사 등 시행 주체는 계약자를 대상으로 샤넬과 디올을 비롯해 구찌, 에르메스 등 고가의 제품을 추첨하여 증정하기로 했다. 통상 과거 분양이 완판되는 시기에 제공하던 경품인 커피 기프티콘, 가전제품 등과 비교하면 가액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명품 제품뿐만 아니라 입주민 자녀의 학원비를 지원한다는 아파트 단지도 있었다. 뉴스1에 따르면 광주 북구에 분양을 앞둔 B 건설사는 단지 내 유명 학원을 입점하고, 입주민 자녀의 학원비를 수학과 영어에 한해 2년간 지원하겠다고 홍보했다.
이 외에도 최근 건설사들은 미분양 잔여 세대를 해결하기 위해 ‘재고 떨이’에 나서고 있다. 일부 건설사 등 시행 주체는 이들 가구를 대상으로 상당한 금액을 할인해 분양하거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실제 광주 남구 월산동에 자리 잡은 C 아파트 시행업체의 경우 미분양 물량을 대상으로 9,000만 원 할인하여 분양했다.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건설사 및 시행사가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설사 등 시행 주체가 파격적인 마케팅을 도입하는 배경으로 사업비용의 원활한 융통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한 시행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는 지어놓은 아파트가 미분양되면, 한 채당 수억 원이 손실로 남는다”라며 “그럴 바엔 마케팅 비용을 늘려 홍보하는 것이 낫다”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광주와 전남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각각 416호, 2549호로 집계됐다. 특히 광주는 2022년 8월 45호에서 이듬해인 2023년 8월 238호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올해 8월까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전남 역시 지난 2022년 8월 680호로 미분양 물량이 1,000호 이하 수준이었지만, 이듬해인 2023년 8월 1,328호로 폭증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특히 전남은 매년 300호 이상의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는 추세로 전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악성 미분양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의 남구는 2개월 연속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가구가 1,000호 이상인 시·군·구에서 미분양 증가, 미분양 우려, 미분양 해소 저조 등의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될 경우 지정된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93차 미분양 관리지역 선정 회의에서 대구 남구를 비롯해 경북 포항시, 경주시의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기간을 오는 11월 9일까지 늘렸다. 당초 지정 기간은 10월 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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