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특혜 많았던 장교
사무관 전직, 대기업 채용 등
최근 인기 급감…이유는?
우리나라 군 체계에서 ‘장교’는 소위 이상 원수 이하의 계급을 가진 이들을 가리킨다.
기본적으로 병사를 지휘 관리하며, 작전·정보·수송 등 군사 전문성을 가지고 군대를 통솔한다. 책임성과 전문성, 단체성 등 높은 학력과 인성이 요구되지만,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대우받아 선망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런데 현재는 장교의 인기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과거 장교가 인기 많았던 이유’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작성자는 “육사 출신이면 중령·대령이 사실상 보장됐고, 진급 적체 때문에 대위로 나와도 사무관 달아줬으며 비출신도 대위로 전역하면 선생님 시켜줬고 단기로 전역하면 대기업에서 알아서 모셔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아무것도 해당하지 않고, 조직문화가 다른 공직에 뒤처지고 병력 감축으로 진급 자리도 줄었는데 저출산으로 병무청이 군대 못 올 사람들 안 걸러내면서 신경 써야 할 것만 늘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1977년부터 1988년까지 당시 정권은 사관학교 출신 대위 전역자를 5급 사무관으로 채용하는 제도를 운용했었다.
군 인사법 제46조 2항에 따르면 군인으로서 복무한 후 전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취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직지원교육을 할 수 있다. 5년 이상 복무한 장교, 부사관 등의 직업군인들이 민간 사회에 나가서도 적응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가르쳐 주거나 취업을 알선해 주는 제도다.
군사정권 시절엔 이 제도를 활용해 육군 및 해병대 예비역 장교 출신들이 교련 교사로 전직했다.
또 장교 출신 대기업 채용은 2010년대까지만 해도 활발히 진행됐다. 기업들이 책임감 있고 충직한 전역 장교를 선호한 것이다. 대한항공, 신세계그룹, LG디스플레이, 이랜드 등에서 장교 출신들만 따로 채용했다.
2011년엔 전·현직 여군 장교 12명이 롯데그룹에 특채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군에서 여군 장교가 단체로 대기업에 채용되기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장교를 택하는 청년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 5년간 절반 가까이 급감한 육군 학군장교(ROTC) 지원율이 대표적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28일 임관 예정이었던 육·해·공군·해병대 학군장교는 2,700여 명으로, 2,504명이 소위 계급장을 달았던 1976년 이후 가장 적은 인원이다.
원인은 커뮤니티 글 작성자 말대로, 우선 저출산으로 인한 병역자원의 감소가 절대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육군에 따르면 2006년 54만 8,000명이던 육군 병력은 2012년 50만 6,000명, 2018년 46만 4,000명까지 줄었다. 올 들어선 36만 5,000명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부터 급격히 인상된 병사 월급도 장교 지원 인기를 떨어트렸다.
병장 봉급은 올해 125만 원, 2025년에는 150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병은 60만 원, 일병은 80만 원, 상병은 100만 원이다.
여기에 자산 형성프로그램인 장병내일준비적금도 올해 40만 원, 내년에는 55만 원으로 오른다. 봉급과 함께 고려하면 병장 205만 원으로, 장교 복무의 이점이 없게 된다.
실제로 학사장교로 2017년에 임관해서 2020년에 전역했다는 누리꾼 B 씨는 “학사장교는 복무기간이 40개월인데 병 복무는 18개월이다. 내게 다시 선택하라고 하면, 병을 선택해서 빨리 제대하고 다른 일을 해 더 많은 돈을 모아둘 것”이라 말했다.
또 “전역하는 단기 장교들에게 아무런 취업 지원 및 교육이 없었다. 예전처럼 대기업에서 모셔가는 시대는 끝났다. 그러니 장교를 하는 것보다 학기 도중 입대를 하고 전역해서 대학교를 졸업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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