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 문턱을 낮추는 법안을 발의했다. 군사독재 시절 국가보안법의 광범위한 적용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이 보다 쉽게 재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명예회복과 국가배상 등 후속 권리 구제의 길을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22일 박 의원실에 따르면 박 의원은 국가보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과거 국가보안법 제7조 1항과 5항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재심 청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는 단순한 발언이나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김일성 관련 발언을 했거나 납북 이후 귀환한 어민이 북한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한 경우, 술자리에서 체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0년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해 국가의 존립과 안전 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로 한정해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후 국회는 1991년 국가보안법을 개정해 처벌 요건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미 처벌을 받은 피해자들의 경우 재심 과정에서 또 다른 장벽에 부딪혀야 했다. 일부는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상당수는 고문이나 불법 구금, 위법 수사 등의 사실을 입증해야 재심 개시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실제 피해를 입고도 재심 요건을 증명하지 못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가보안법 제7조 1항과 5항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라면 별도의 재심 사유 입증 없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된 피해자들이 명예회복은 물론 형사보상과 국가배상 청구 등 후속 권리 구제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정안은 국가보안법 이전에 적용됐던 반공법 피해자도 구제 대상에 포함했다. 반공법 제4조가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의 전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동일한 취지의 피해자들도 함께 구제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박 의원 측은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적용 과정에서 발생한 과거 인권 침해 문제를 바로잡고 억울한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법안 통과 여부와 함께 과거사 정리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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