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6년간 머물렀던 SK그룹 본사 서린빌딩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재출발에 나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이 확정된 이후 아트센터 나비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가운데 종로구 사간동 단독 건물로 이전해 재개관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랜 법적 공방 끝에 새로운 출발을 공식화하면서 문화예술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아트센터 나비는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마련한 새 공간에서 재개관전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재개관전으로는 키네틱 설치 작가 한진수의 개인전 ‘뜸’이 예정됐다. 아트센터 나비 측은 이번 이전이 단순한 공간 이동을 넘어 독립적인 운영 환경을 구축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사간동 단독 건물 전체를 미술관 공간으로 운영하게 됐다”라며 “기술과 자연, 예술과 도시 환경이 교차하는 미래형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SK그룹 본사에 위치해 있던 공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문화예술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노 관장 역시 이번 재개관의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26년의 시간을 매듭짓고 새로운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여는 자리”라며 “아직 형상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다음 챕터가 시작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오랜 시간 운영해 온 공간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트센터 나비는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했던 워커힐미술관을 계승해 발전한 기관으로, 2000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로 이전하면서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국제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국내 미디어아트 분야를 대표하는 기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탐구하는 실험적인 전시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 소송이 본격화되면서 공간 사용 문제도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SK그룹 본사 사옥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가 임대차 계약 종료 이후에도 건물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2023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아트센터 나비가 해당 공간을 인도하고 약 10억 4,56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아트센터 나비 측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확정됐고, 결국 26년 동안 사용해 온 서린빌딩을 떠나게 됐다.
이번 이전은 단순한 주소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 본사에서 출발해 성장해 온 아트센터 나비가 독립 공간에서 새로운 운영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서 향후 활동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가 사간동에서 어떤 새로운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