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 판결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검찰에서 항소를 포기했다. 국힘 내부에서는 이러한 검찰의 결정을 둘러싸고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다. 나경원·윤한홍·이만희·이철규 의원은 항소를 제기하기로 했지만, 송언석 원내대표와 김정재 의원은 결정을 받아들였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국민의힘 내에서 서로 다른 선택이 이어지며 당내 대응 전략의 온도차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항소의 핵심 명분은 “판결이 부당하다”라는 주장이다. 이만희 의원은 28일 통화에서 “재판부가 (더불어민주당의) 긴급회의 개의 통보 등 행위는 합법으로 판단했지만 (자유한국당의) 정당한 원내 활동을 범죄로 취급한 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이 판결을 그대로 두면 민주당을 봐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한홍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여기서 멈추면 예산만 낭비하는 괴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위성정당 난립으로 본래 취지가 사라진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민주당이 군소정당과 야합해 강행했던 악법들을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부가 “민주당이 일부 회의를 개회하면서 개회 일시 등을 문자로 통보하지 않는 등 절차상 미흡은 있었으나 위법은 아니다. 자유한국당 측이 회의 개의를 물리적으로 방해한 건 불법”이라고 판단한 부분을 정면 반박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의 입법 강행 기조가 여전한 만큼 이번 판결이 유죄로 확정될 경우 향후 국회 내 물리적 충돌이나 의사진행 저지 논란에서 불리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판결대로라면 민주당의 다수결 독재, 일당 독재를 막을 길은 더 좁아질 것”이라고 적었다. 의원들이 항소를 결단한 배경에는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계산도 포함돼 있다.
현행법상 특수공무방해죄는 금고 이상, 국회법 위반은 벌금 5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아야 의원직을 잃게 되지만 이들은 1심에서 의원직 상실 기준에 이르지 않는 형량을 받았다. 더욱이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규정도 항소 결정에 힘을 실었다.
여당의 역공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강하게 비판해 왔는데, 이번 사건에서 의원들이 항소를 포기하면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의식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항소하지 않았다면 패스트트랙 사건 관련 논란에서 민주당의 잘못을 지적하기 어렵지 않았겠느냐”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는 항소가 향후 정치적 공방에서 방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모든 의원이 항소를 제기하기로 한 것은 아니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김정재 의원 등 일부 의원은 이번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5년 동안 매달 한 달씩 재판정에 끌려가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컸다”라며 “항소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의정 활동과 대여 투쟁에 집중하는 게 더 맞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는 사라졌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해 아직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판결이 남아 있어 정치적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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